90년 경찰에 투신한 손 팀장은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경찰의 기를 살려줘서 오히려 감사드린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수희 양 납치·살해사건과 관련해서는 “꼭 살리겠다는 각오로 임했는데 너무 안타깝다. 여중생이 무사히 구출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수희 양 생각이 나더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납치사건은 보통 예후가 좋지 않아요. 살아있기만을 바라며 수사를 진행했는데 이틀 후 수희 양은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어요. 온몸에 힘이 빠지더군요. 수사 나흘 만에 검거된 범인의 이중생활에 우리는 경악할 수밖에 없었죠. 겉으로 볼 때 그는 평범한 회사원이자 가장이었거든요. 하지만 이미 성범죄 전과가 있었던 지 씨는 출산을 코앞에 둔 만삭의 아내를 두고도 몹쓸 버릇을 고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