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범죄는 보험이 생겨나기 시작한 후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걸핏하면 ‘보험금 노리고 부인 살해’ ‘억대 보험금 때문에 어머니 살해’ ‘보험금 타내려 남편 청부살해’ 등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범죄가 발생하고 있잖습니까. 하지만 보험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70년대 당시 이 사건은 그야말로 사회를 발칵 뒤집어놓을 만큼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단순 사기극이 아니라 살인으로 이어졌으니까요. 수령금액도 현재로 따지면 수십억 원에 달했죠. 혹자는 ‘그 시대에 어떻게 가장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을 상대로 그런 짓을 할 수 있었을까’라고 묻곤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물욕에 눈이 멀면 부모형제도 보이지 않는 법이지요.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는다’는 성경구절은 범행동기를 설명할 때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적용되는 진리입니다.”
김원배 수사연구관은 보험금을 둘러싼 각종 범죄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는 현 세태에 대해 다음과 같은 소견을 남겼다.
“보험범죄는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하고 복잡한 수단과 방법이 동원돼 이뤄진다는 특징이 있기에 더욱 위험합니다. 모방과 모방을 거듭하며 더욱 지능적이고 교묘하게 진화하는 거죠. 따라서 수사관들과 범인의 두뇌싸움은 끊이지 않을 거예요. 오죽하면 저는 후배 형사들에게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살인사건이나 타살혐의가 있는 변사체를 다룰 때면 일단 보험 관련 여부부터 조사해보라’고요.”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