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경찰서에 근무하는 A 형사(45)는 얼마 전 파면됐다. 성폭행 피해자의 어머니 B 씨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C 경찰서 측에 따르면 A 형사와 B 씨가 만나게 된 것은 지난 7월 말. A 형사는 자신의 딸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딸과 함께 찾아온 B 씨의 신고를 접수했다. A 형사는 이후 사건 처리 때문에 B 씨와 외부에서 자주 만나다 깊은 관계로 발전했다고 한다. 이 둘의 사이가 틀어지게 된 것은 B 씨 딸의 성폭행 사건이 잘 풀리지 않으면서부터다. 증거가 부족해 사건이 해결되지 않자 이에 불만을 품은 B 씨가 경찰 감사실에 “A 형사가 딸의 사건을 잘 해결해 준다는 미끼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신고했고 A 형사는 정직 처분을 받았다. A 형사는 이에 “성관계를 한 적이 없다”며 재수사를 요구했고 한동안 C 경찰서는 이 문제로 골머리를 썩었다고 한다. C 경찰서는 결국 수사에 나섰고 그 결과 A 형사와 B 씨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밝혀졌다. 한 모텔의 CCTV에 두 사람이 함께 들어가는 장면이 찍혀 있었던 것이다. 이 일로 ‘정직’ 처분을 받았던 A 형사는 결국 ‘파면’까지 당하고 말았다. C 경찰서 측 관계자는 이 사건에 대해 “B 씨 잘못도 어느 정도 인정돼 A 형사에 대해 정직 처분을 내렸던 것”이라며 “A 형사가 결국 제 무덤을 판 꼴”이라고 혀를 찼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