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홍콩을 뒤흔들었던 ‘진관희 리스트’의 파문을 기억하는가. 당시 홍콩의 인기가수 겸 미남배우인 진관희(29)와 한때 연인 사이였던 홍콩 여배우들의 누드사진과 동영상 캡처 화면들이 공개돼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었다. 그리고 인터넷에 이러한 파일을 퍼트린 범인은 뜻밖에도 컴퓨터 수리점 직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었다. 그런데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가 일반인이라는 점만 다를 뿐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하다.
‘××동 신○○’. 얼마 전 각종 P2P(파일 공유 프로그램)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상위권을 랭크하던 성행위 장면이 담긴 동영상 제목이다. 인천의 한 지역명과 동영상 속 인물의 실제 이름을 따서 제목을 붙인 이 동영상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파일은 ‘성행위 동영상’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후 규제대상이 되면서 곧바로 사라지긴 했지만 한때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어 상위권에 들었을 정도로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유포자가 이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일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동영상 속의 여자친구와 사이가 멀어지자 악의적으로 유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었던 것. 이에 누리꾼들은 ‘남자친구를 믿었던 여자가 불쌍하다’ ‘아무리 헤어졌어도 그럴 수 있느냐’는 등 비난을 쏟아냈고 원색적인 욕설까지 해댔다. 그러나 누리꾼들의 예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범인은 뜻밖에도 다른 데 있었다.
‘××동 신○○’ 동영상 유포자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지난 10월 초. 신고자는 동영상 속의 남자 주인공 A 씨. A 씨는 자신의 성행위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나돌자 곧바로 인천 연수 경찰서에 진정서를 냈다.
인천 경찰서는 원래 이와 관련된 첩보를 입수하고 유포자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었는데 A 씨를 의심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A 씨는 해당 동영상을 자신이 찍은 것은 맞지만 그 누구에게 보여준 적도 공유한 적도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다. 이에 경찰은 동영상의 유포경로를 역추적하는 수밖에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
이후 경찰은 2개월여의 기나긴 추적 끝에 지난 12월 10일 해당 동영상의 최초 유포자로 김 아무개 씨(33·무직)를 긴급체포하게 됐다. 하지만 검거된 김 씨는 입을 굳게 다물고 경찰의 애를 먹였다. 결국 경찰은 A 씨를 불러 대질신문을 했고, 그 결과 김 씨의 정체가 드러났다. 김 씨는 A 씨가 두 달여 전 노트북을 맡겼던 한 컴퓨터 A/S 센터의 수리기사였던 것.
A 씨의 노트북 수리를 맡은 김 씨는 수리에 앞서 본체에 담긴 자료를 백업하면서 문제의 동영상들을 발견하게 됐고 이를 자신의 컴퓨터에 몰래 옮기고 원본 파일은 모두 삭제해 버렸다.
며칠 뒤인 10월 3일 김 씨는 이 동영상을 유명 P2P 사이트에 업로드시켰고 그때부터 이 동영상은 급속도로 퍼져나갔던 것이다.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이 동영상은 거의 사라졌지만 일부 P2P 사이트에서는 현재까지도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자들을 여전히 괴롭히고 있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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