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남부경찰서에 근무하고 있던 김 연구관은 범행에 사용된 청산염의 출처가 구로동의 한 약품상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공조수사를 벌인 바 있다. 하지만 김 연구관이 이 사건을 유독 자세히 기억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하필이면 이 사건 바로 전에 독극물 사건이 발생했었어요. 그해 3월 17일 밤 11시경 강동구 천호동에 소재한 한 카바레에서 종업원(26)이 화장실에 놓여있던 유산균 음료수를 마신 뒤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한 일이 있었어요. 독극물 살인사건으로 판단하고 수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이 사건이 터진 거였죠. 김 여인을 검거한 후 수사팀은 카바레 사건과 혹시 연관성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보고 조사를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신문 사회면을 장식하며 사람들을 충격과 공포에 빠지게 했던 이 사건은 김 연구관의 수사파일 중 ‘독극물을 이용한 살인/여성에 의한 살인/대량집단 살인미수’라는 제목으로 기록돼 있다.
이수향 기자 lsh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