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많은 치정살인사건들을 다뤄왔던 김 연구관은 인간 본연에 내재한 질투와 집착이 결국 화를 부른다고 지적했다. 죽도록 사랑했던 사이일수록 상대에게 집착하는 경향이 많아 잘못되면 모두가 파멸하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이다. 특히 이 사건을 언급하면서 김 연구관은 원정살인의 위험은 당시보다 지금이 몇 배는 더 높다고 경고했다.
“유학 또는 돈벌이를 목적으로 외국에 나간 한국 남성들 중에는 현지 여성들과의 관계를 신중히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심지어 덜컥 살림까지 차리고 살다가 무책임하게 한국에 돌아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질수록 더욱 늘어날 거예요. 물론 이 사건과는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한국 남성들에게 버림받은 현지여성이 받는 상처는 상상 이상이라고 합니다. 특히 요즘은 현지 여성과 아이까지 낳고 살다가 귀국할 때가 되면 사실상 버리고 오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해요. 아버지 없는 코시안들이 급증한 것도 예사롭게 넘길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수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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