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야구를 단순히 관람하기 보다는 직접 참여하고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 한때 운동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스포츠 손상을 호소하는 일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포츠 손상은 극심한 통증 외에도 관절염 등으로 악화될 위험이 높으므로 반드시 이상 증상이 발생하면 관절전문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야구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포지션에 맞는 스포츠 손상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투수-어깨 관절와순 파열
130~150㎞ 사이를 오가는 빠른 구속의 직구와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들의 어깨는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그 중에서 특히 주의해야 하는 스포츠 손상은 바로 관절와순 파열이다. 관절와순 파열은 어깨뼈의 가장 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구조물인 관절와순이 격렬한 운동이나 외부 충격으로 인해 어깨뼈에서 빠져 나와 찢어지는 것을 말한다.
관절와순 파열이 발생하면 팔을 위로 들고 젖힐 때 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헐거운 느낌이 든다. 탈구도 쉽게 발생하며 뒷짐을 지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특히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만약 이런 증상이 지속된다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증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법은 달라지며 손상이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나 재활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관절내시경수술은 모니터를 통해 병변 부위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수술을 진행하므로 안전하고 간편하다. 또한 피부 절개가 작아 출혈 및 조직 손상이 거의 없고 회복 속도가 빠르다.
타자-십자인대 파열
야구는 얼마만큼 빠르게, 얼마만큼 정확하게 홈으로 들어오느냐에 따라 점수의 득실이 정해진다. 그러다 보니 타자들은 공을 정확하게 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재적소에 도루나 슬라이딩, 빠른 주루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많은 스포츠 손상이 발생하는데 특히 무릎 관절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
무릎에는 앞과 뒤에 각각 1개의 인대가 X자 형태로 교차하고 있는데 무릎이 앞으로 쏠리는 것은 전방십자인대가 막고, 무릎이 뒤로 빠지는 것은 후방십자인대가 방지한다. 그런데 이런 십자인대가 스포츠 활동 중에 갑자기 방향을 전환하거나 급격하게 무릎을 꺾게 되면 손상을 입어 심할 경우 파열된다. 일반적으로 후방십자인대보다 전방십자인대가 많이 파열되고 십자인대가 파열되면 무릎에서 ‘퍽’하는 파열음이 들리며 무릎이 덜렁거리는 느낌이 난다. 제대로 걷기 어렵고 부어 오르는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십자인대의 손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보조기 착용과 재활치료만으로도 회복이 가능하며 손상이 심하면 십자인대 재건술을 받아야 한다. 십자인대 재건술은 관절내시경으로 손상된 인대를 제거 또는 보존한 후 자신의 힘줄이나 타인의 조직을 이용해 인대를 재건하는 방법이다. 수술 시간이 비교적 짧고 수술 정확도가 높아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포수-팔꿈치 인대 파열
포수는 타자들의 도루를 막기 위해 2루로 정확한 송구를 해야 하며, 홈으로 들어오는 주자와 잦은 몸싸움을 벌이므로 부상을 입을 위험이 높다. 특히 팔꿈치 부상은 타자들에게서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얼마 전 3홈런 8타점을 쏘아낸 롯데의 강민호 선수나 삼성 진갑용 선수도 시즌에 앞서 팔꿈치 수술을 했을 정도로 포수들에게서도 자주 발생한다.
팔꿈치 인대 파열과 뼈와 뼈가 마모되면서 뼛조각이 떨어져 나오는 현상 등이 대표적이다. 팔꿈치 인대 파열이 발생하면 공을 던지는 동작을 취하기만 해도 통증이 나타나고 강한 투구가 불가능해진다. 일반인의 경우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의자나 바닥에서 일어날 때 팔을 짚으면 관절이 빠지는 듯한 느낌이 들거나 통증이 발생한다.
팔꿈치 인대 파열은 흔히 토미존 수술이라고 불리는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아야 한다. 팔꿈치 측부인대 재건술은 손상된 인대를 인체의 다른 근육의 힘줄로 바꿔주는 수술이다. 주로 같은 팔의 힘줄을 사용하여 측부인대를 만들어 기능을 복원시켜 준다.
스포츠 손상은 수술만큼이나 재활도 중요하므로 수술 이후에는 반드시 꾸준한 재활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어깨의 경우 힘줄이 완전히 치유될 때까지 보조기를 착용하며 관절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거나 수술 부위를 자극하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전국을 휩쓴 뜨거운 야구의 열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것도 좋지만 스포츠는 항상 건강하고 안전하게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근육을 키우고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스포츠 활동 전후 스트레칭을 실시하여 뭉친 근육을 풀어주어야 한다. 또한 운동 중 통증이 발생하면 그 즉시 중지하고 2주일 정도 안정을 취한 뒤 차도가 없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도록 한다.
부산부민병원 관절센터 김인보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