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릎 관절염으로 고생하는 60대 이상 337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3명은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을 숨기고 자녀들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자신의 병을 숨긴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극심한 통증과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가 돼서야 자녀들이 수술을 권유하게 된 것이다.
◇작은 관심으로 되돌리는 부모님의 건강시계
# 직장인 서씨(46세, 도봉구)는 한 달에 한 번 주말이 되면 혼자 사시는 칠순 어머니를 찾아가 용돈을 드리고 점심식사를 한다. 일과 생활에 치여 자주 찾아 뵙지 못해 죄송스럽기만 하다. 더군다나 몇 년 전부터 어머니께서 자주 파스를 붙이고 다니셔서 걱정이었지만 내색을 하지 않아 이내 잊어버렸다. 하지만 지난 주말 어머니의 걸음걸이가 이상해 무릎을 살펴보니 잔뜩 부어있고 따끈한 열감이 있었다. 급하게 병원에 찾아 진료를 받아보니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져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노이들은 나이가 들수록 노화에 따른 퇴행성 관절염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주로 60세 이후에 발생하는데 무릎 관절에서 많이 나타난다. 관절염이 이미 진행되어 통증을 느끼고 있는 상태라면 ‘나이가 들어 으레 그렇겠지’라며 방치할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뼈끼리 부딪쳐 통증이 극심해지는 것은 물론 관절 변형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초기에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천힘찬병원 이광원 부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관절에 통증이 나타났을 때 병원으로 바로 내원하는 경우 약물치료, 물리치료, 연골주사 등 다양한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치료해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내원하는 환자들 대다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 나타났을 때 내원하는 경우가 많아 수술적 치료법이 불가피하게 된다. 어버이날인 만큼 부모님의 걸음걸이나 물건을 집는 동작 등 일상적인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가족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일상생활을 통해 본 부모님 관절·척추건강 체크 리스트
▲평소 목이나 어깨가 아파 자주 두드리시며 손이 저리고 힘이 빠져 TV 리모컨도 잘 못 잡으시는 경우라면 목 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목디스크는 일반적으로 뒷목과 어깨 윗부분의 통증을 불러오지만 팔과 손이 저리거나 힘이 빠지는 등의 증상도 같이 올 수 있다. 실제로 일부 환자들은 TV 리모컨을 제대로 쥘 수 없을 정도로 손과 팔의 힘이 약해지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노인들에게 자주 발병하는 척추관협착증은 엉덩이부터 허벅지까지 당기는 느낌과 함께 저린 느낌이 생기고, 걷다 보면 종아리에 통증이 생겨 잘 걷지 못하게 된다. 엉덩이나 허벅지를 자주 주무른다든가 두드리시거나 걷다가 종아리 부분을 아파하시고, 자주 앉거나 특히 쪼그려 앉는 것을 편해하시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한쪽 다리와 발이 저려 자주 주무른다든가 주무시다가 일어날 때 잘 일어나지 못한다면 허리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바닥의 물건을 집는 등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는 동작을 힘들어하고, 앉아있어도 허리를 불편해하신다. 특히 쪼그리고 앉아 있으면 허리통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쪼그려 앉는 것을 더욱 힘들어한다.
▲팔을 들어 높은 곳의 물건을 잘 내리지 못하고, 머리 감기과 머리 빗기를 불편해하며, 바지춤을 잡고 올릴 때 힘들어하시면 어깨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오십견, 회전근개손상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여자들의 경우 브래지어 끈을 풀기 힘들고 목뒤를 손으로 닦기도 힘들다. 또 수면 시에는 옆으로 자기 힘들어 똑바로 누워 자게 된다.
▲걸레를 잘 짜지 못하거나 빨래를 잘 털지 못하는 경우, 병마개 따는 것을 힘들어 하실 때는 손목질환을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최근 황혼육아가 늘면서 손목 질환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이 늘고 있어 육아를 돕고 계신 어르신이 손목 통증을 호소할 때는 수근관증후군이나 손목건초염을 염두에 둘 수 있다.
▲무릎에서 ‘뚜두둑’하는 소리가 자주 들리는지, 일어서거나 계단 오르내릴 때 ‘아이고, 무릎이야’라고 무의식적으로 내뱉지 않는지 주의 깊게 들어본다. 또 걸음걸이가 불편해 잘 걷지 못하거나 다리가 O자형으로 휘지 않았는지 꼼꼼히 살펴본다. 이와 같은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무릎관절염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주무실 때 아파서 앓는다든가 걷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데도 무릎에 통증을 느낀다면 무릎관절염이 많이 진행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빨리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부평힘찬병원 박승준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평소 부모님의 작은 움직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세심히 관찰한다면 병이 깊어 수술로 이어지기 전에 조기에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갑자기 좋아진 부모님의 노안 증상, 시력 앗아가는 백내장 의심해야
젊었을 때 건강을 유지하던 부모님들도 신체에 이상이 느껴지면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 하루하루 지나가는 시간이 야속하기만 하고, 건강을 점차 잃어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쌓여만 간다. 특히 다른 신체부위보다 눈 건강에 있어서는 그 두려움이 배가 된다.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시력의 변화와 노안, 그리고 각종 안질환으로 시력을 잃게 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건강에 대한 부모님의 걱정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눈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건강상태에 맞는 진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노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40~50대부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노안이다. 노안은 초점거리를 조절하는 수정체의 능력이 점점 떨어지면서 앞이나 주변에 있는 사물들이 서서히 잘 보이지 않게 되는 질환이다. 노안이 발생하면 검진을 통해 본인의 상태에 맞는 노안교정을 받으면 되지만, 문제는 백내장과 노안이 함께 진행되는 경우다. 노안으로 평소 가까운 글씨가 잘 안 보인다고 하던 부모님이 갑자기 작은 글씨도 잘 보인다고 한다면 노안과 함께 찾아온 대표적인 실명질환인 ‘백내장’을 의심해야 한다.
글로리서울안과 구오섭 대표원장은 “백내장으로딱딱하게굳으며굴절력이커진수정체가돋보기와같은역할을하면서노안의초점을맞춰, 스마트폰이나 작은 글씨 등이 갑자기 잘 보여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시력이 좋아질 정도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에는 백내장의 말기 단계인 성숙백내장일 가능성이 높아, 혼탁이 생긴 수정체를 제거한 후 개개인의 시력 도수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창식 기자 ilyo11@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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