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K-패션디자인빌리지 조성을 위한 정책토론회 모습.
양주, 포천, 동두천, 의정부 등 경기북부지역 4개 시가 유치전에 뛰어 들었고 선정지역 발표 전까지 양주시와 포천시가 각축을 벌였다. 당초 8일 간담회를 통해 10일 선정지역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상황으로 하루 연기해 11일 발표하게 됐다.
하지만 이번 선정을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일각에서는 남경필 경기지사와 경기도가 이미 부지 선정을 포천으로 염두에 둔 상태에서 나머지 지자체(포천을 제외한 당초 유치전을 벌인 의정부, 양주, 동두천) 3곳을 공모형식을 위해 들러리 세운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가 지난 6개월간 부지선정 절차 과정에서 이런 논란을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A 시 관계자는 “경기도가 지난해 K-디자인빌리지 정책토론회를 실시한 후 3개월이 지나서야 후보지 발표자료를 준비해 제출하라고 통보한 것이 부지선정 절차의 전부였다”며 “그나마 양주시와 포천시 후보지는 현장 실사라도 진행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경기도가 지금까지 부지선정을 위한 배점기준 등을 본 적도 없다는 지적에 공정한 선정을 위해 비공개라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당시 경기도는 공문에서 일시, 장소, 참석자, 발표자 등에 대한 비공개를 요구했으며, 시군으로부터 정식접수가 되지 않았던 시점인 지난 2월에는 양주시와 포천시 2개 시 후보지에 대한 현장 실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지난 3월 지자체로부터 자료를 받아 경기연구원에서 미리 검토하는 등 특정지역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경기 포천시 K-디자인빌리지 사업지인 고모리 일대는 광릉숲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개발을 추진할 경우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발 등 사업 추진에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선정지역에 모 종중 땅이 포함되어 있어 포천시에서 주장하는 가격에 비해 훨씬 비싸다는 지적이다. 이 지역주민들은 지난 2011년 12월 모 종중 땅인 이 일대에 대중골프장(18홀)을 건설할 때 반대했듯이 K-디자인빌리지의 섬유 등 공장이 들어설 경우 환경을 훼손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종중과 부동산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주민을 제외하고는 광릉숲 생태계 파괴로 인한 손실이 더 크다며 개발 반대에 부딪칠 것이라는 주장이다.
반대주민들은 “택지개발이 중단된 송우리와 인근 고모리 무봉리 일대 부지가 많은데도 굳이 포천시가 종중 땅을 개발하려는 의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광릉숲 주변에 모텔이 난립하는 등 난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포천시가 골프장 건설이 무산된 지 얼마 안 돼 섬유가구패션디자인 단지를 조성하는 것은 환경 파괴 등을 등한시 한 채 개발이익에만 신경 쓰는 처사”라고 비난했다.
경기도는 양주시와 포천시의 사업지 선정과정에서 양주시 후보지가 포천시 후보지에 비해 땅값이 비싸고, 그린벨트 지역 등 사업진행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K-디자인빌리지’의 청사진을 위한 협력을 당부했지만, ‘K-디자인빌리지’ 선정과정을 둘러싼 논란은 사업이 진행되는 시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서동철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