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약12만 명의 경마팬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이날 경주는 출발신호와 함께 의외의 다크호스가 선두를 내달리기 시작했다. 명장 김영관 조교사<사진>의 ‘장풍파랑’이었다.
‘장풍파랑’은 조교사의 기대에 보답하듯 결승선을 맨 먼저 통과하며 김 조교사가 그토록 소망한 올해 첫 대상경주의 우승을 안겨줬다.
명장 김영관 조교사는 한국판 백락, 기록의 사나이, 역대 최강 조교사 등, 그의 이름 앞에 붙은 수많은 수식어가 말해주듯 이미 한국 경마사의 전설이다.
김영관 조교사는 이번 우승으로 역대 최단 기간 800승 달성의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매직넘버 -10승.
지금의 기세로 본다면 7월초에는 800승 달성이 확실해 보인다.
현재 한국경마사의 조교사 부문에서 800승을 넘어선 조교사는 1,141승의 서울의 신우철조교사와 각각 863승과 861승을 기록 중인 서울의 하재흥·김양선 조교사 등 3명뿐이다.
하지만 이들은 1983년 조교사 동기로 데뷔해 800승을 23년∼30년 만에 달성했다.
김영관 조교사가 7월 중에 800승에 안착할 경우 만 10년이 채 안 되는 시기에 대기록을 달성한 셈이 된다.
김영관 조교사는 지난 7년 동안 서울과 부산경남의 통합 조교사 다승왕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올해 벌써 59승으로 100승을 넘어서 8년 연속 통합 조교사 다승왕이 유력하다.
신우철 조교사 등이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30승 정도에 머물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역대 최다승 자리도 시간싸움일 것이란 전망이다.
그의 기록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21일 펼쳐진 코리안오크스배 우승으로 대상경주 최다 우승 24회를 25회로 갈아치워 버렸다.
대상경주 우승 기록도 대단하지만 그가 우승을 차지한 대회의 면면을 살펴보면 활약상은 더욱 돋보인다.
한해 최고의 경주마를 선정하는 그랑프리 대상경주에서만 무려 3차례 우승을 차지했고, 삼관대회(KRA컵 마일, 코리안더비, 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퀸즈투어 시리즈(뚝섬배, KNN배, 경상남도지사배), 대통령배, 코리안오크스 등 국내에서 시행된 최고의 대회에서 모두 우승의 경험이 있는 유일한 조교사다.
그 덕분에 그가 벌어들인 순위상금도 377억 원에 달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그의 손을 거쳐간 눈부신 경주마들이 그의 멋진 활약상을 예고하고 있다.
기존의 절대강자 ‘감동의바다’와 ‘인디밴드’ 외에 오크스배 우승마 ‘장풍파랑’과 ‘서울불릿’, ‘트리플라인’, ‘비트블레이드’ 등의 신예마가 겹겹이 출전을 대기하고 있을 정도로 41두의 당대 건각들을 보유하고 있다.
조교사에 입문한 지 만 10년, 김영관 조교사는 선배 조교사들이 평생 이루지 못한 기록들을 묵묵히 새로 쓰고 있다.
경마 대통령 박태종 기수가 그렇듯 그도 지금 한국경마사의 현재 진행형 기록 제조기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