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기자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오비티(Out of Bound Tee)에서 칠 때 티 위에 공을 놓고 쳐도 되냐”는 것이다. 혹자는 된다, 혹자는 안 된다고 해 판단이 쉽지 않은데 실제로 기자도 헷갈린 적이 있었다. 돈내기를 크게 할 경우 티 사용 여부는 그 차이가 큰 까닭에 때로는 필드에서 꼴불견 싸움이 발생하기도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안 된다’이다.
중요한 것은 안 된다는 이유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오비(Out of Bound)는 플레이어의 샷이 분실돼 다음 샷을 정상적으로 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예컨대 세컨드샷을 쳤는데 분실됐을 경우 1벌타를 받은 후 같은 자리에서 다시 플레이를 재개한다.
문제가 되는 것은 티샷(해당 홀의 첫 번째 샷)이다. 티샷이 오비가 났을 경우, 세컨드샷과 마찬가지로 1벌타를 받은 후 제자리에서 3번째 샷을 하면 된다. 또 오비인지 아닌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을 경우에는 잠정구를 구사하면 된다.
이럴 경우 다소 시간이 더 걸린다. 물리적으로 한 플레이어가 두 번의 샷을 하기 때문에 그만큼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다. 한 번은 문제가 안 되겠지만 같은 코스에서 하루 수백 명이 플레이하는데 오비가 많아지질 경우 트랙픽잼과 같은 엄청난 막힘현상이 발생한다.
그래서 현실적으로 대다수 국내 골프장측은 페어웨이 내 티샷이 주로 떨어지는 지점에 오비티를 설치하고 있다. 오비를 낸 플레이어의 두 번째(타수로는 3타째) 샷이 페어웨이에 떨어졌다고 감안해 오비티에서 4번째 샷을 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오비는 1벌타지만 국내에서 주로 ‘2벌타’로 여겨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오비티 자체가 골프에서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원활한 진행을 위한 오비티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한국 골프장을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즉 모두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오비티가 없어야 하는데 오비티에서 티의 사용여부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임영선 대한골프협회 상근 부회장은 “명문 골프장이라고 자부하는 국내코스들이 오비티를 시행하고 있는 것 자체가 불행이다. 골프코스가 많지 않은 국내의 열악한 현실상 플레이어들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이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면 오비티가 아닌 오비드롭존으로 부르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티샷이 오비가 나면 오비드롭존으로 이동, 드롭은 한 후 4타째를 치게되는 것이다. 이 경우 드롭이기 때문에 당연히 티를 사용해서는 안된다. 어쨌든 오비티에서 티를 사용하는 관행은 잘못된 것이다.
98년 박세리의 세계제패 이후 한국에도 골프룰 전문가가 많이 생겼다. 골프룰에 관해 문의사항이 있으면 대한골프협회(kgagolf.or.kr·02-783-4748∼9)에 알아보면 된다.
스포츠투데이 골프팀장 einer@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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