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지성이는 이전과 달리 날 설득했다. 일본은 다시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네덜란드행은 쉽게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는 것과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겠다면서 내 허락을 구했다. 끝까지 아버지의 고집만 피울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내 인생이 아니라 지성이의 인생이기 때문이다.
네덜란드에서 부상과 수술, 재활 등으로 고통의 나날을 보낼 때 잠시 잠깐 일본 잔류를 강하게 권유하지 못했던 내 자신을 탓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사람 일은 정말 알 수 없는 건가 보다. 지성이가 지금은 네덜란드가 아닌 맨유에 있으니 말이다.
부모들이여, 최종 선택은 자식에게 맡겨둬야 한다. 자식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부모의 역할은 그 과정에서 조언자로서만 만족해야 한다.
정리=이영미 기자 bo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