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격투기연맹 창단을 앞두고 ‘최홍만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말이 나돌고 있다. | ||
<일요신문>이 격투연맹의 총재로 내정된 공성진 한나라당 국회의원과의 직격인터뷰와 격투연맹 내부 핵심 인사들의 취재를 통해 궁금증 풀이를 시도했다.
# 최홍만 논란과의 관계
지난 8월 8일 KBS TV는 시사고발프로그램인 <추적 60분>을 통해 최홍만의 말단비대증 의혹을 제기했다. K-1의 주관사인 FEG가 선수건강을 도외시한 채 흥행에만 몰두한다는 취지였다. 다음 날인 9일 FEG코리아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티엔터테인먼트가 ‘한국격투스포츠연맹 출범 임박’이라는 보도자료를 돌렸다.
이에 대해 한국격투스포츠연맹 준비위원회의 양명규 사무총장은 “잘 알지 않은가. 칸대회를 하던 2월부터 (격투연맹출범을)준비해온 것 말이다. 우리는 오히려 격투연맹의 필요성이 최홍만 논란으로 부각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소모적인 논쟁을 막기위해서라도 미국의 캘리포니아주체육위원회를 모델로 삼는 격투연맹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정치인이 연맹 총재로
공성진 의원에게 격투연맹의 수장이 된 까닭을 물었다. 공 의원은 “K-1 칸 대회의 대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차세대 인기스포츠로 각광받는 격투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링 위에서 승부를 내고 내려오는 선수들을 보면 승패에 상관없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본인이 선택해서 링 위에 서는 것이지만 예상외로 안전성과 복지가 형편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한국 격투기 문화를 대중화하고 선수들이 아무 걱정 없이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양명규 사무총장은 “공성진 의원은 한나라당 및 국회에서 문화체육통으로 꼽힌다. 전문성을 가지고 있고 향후 입법화 과정 등에서 격투연맹의 초대 수장으로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또 농구 야구 축구 배구 등 국내 대부분의 프로스포츠단체장을 정치인이 맡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 다른 격투기 단체 반발
현재 한국에서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각종 격투기협회나 연맹은 200개가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회도 언제 어디서 열리는지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격투기 관련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몇 년 전 한 격투기 대회에서 사망자가 나왔고 최홍만 논란이 아니더라도 크고 작은 부상자는 대회 때마다 속출하고 있다. 선수들의 대전료 등과 복지에 관한 부분도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이를 총괄하는 법 규정의 신설이나 단체의 필요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지만 격투연맹이 K-1 중심이라는 것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많다. 특히 격투연맹이 합법화되고 법적 규제력을 갖게 되면 대회, 선수, 심판 등의 라이센스에서 절대적인 권한을 갖게 된다. 기존 단체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양명규 사무총장도 “KBO(야구), KBL(농구) 등 다른 단체도 처음 연맹을 창립할 때는 주축이 되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떤 격투단체나 격투인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있고 또 실제로 인적구성을 할 계획이다. 오히려 그동안 구심점이 없어 잦은 분쟁과 반목이 심했던 격투기계가 격투연맹 설립을 기점으로 뭉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당초 격투연맹은 문화관광부 산하로 편입될 예정이었지만 문광부가 관련 업무를 서울시로 이관한 까닭에 서울시 산하 사단연맹으로 출범한다. 격투기 인사는 물론이고 의료계 학계 재계 언론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관련 입법도 진행되고 있다. ‘한국판 캘리포니아주 체육위원회’를 목표로 하는 격투연맹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유병철 스포츠전문위원 einer@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