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폭행사건을 일으켜 무기한 실격 처벌을 받은 정수근과 활약을 기대했으나 부상으로 실망스런 몸 상태를 보여줬던 이천수. | ||
올해 구설수에 올랐던 선수가 몇 명 있다. LG 오상민은 도박판에서 돈을 빌려 썼다가 갚지 못하게 되자 조폭으로부터 협박당하는 상황에 놓였다. 승용차까지 빼앗긴 오상민은 위협이 가족에게까지 미치자 결국 자진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뻔히 자기 이름이 알려질 것을 알면서도 먼저 신고했을 정도면 빚 때문에 꽤나 시달렸던 모양이다.
SK 윤길현은 시즌 도중 KIA와의 경기에서 선배 최경환과 다툼이 있은 뒤 욕을 하는 입모습이 방송에 고스란히 노출돼 홍역을 치렀다. 한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졌고, SK 김성근 감독이 직접 사과 성명을 발표하는 흔치 않은 결과로 이어지며 일단락됐다.
뭐니뭐니해도 올해 프로야구 선수 중 최고의 풍운아는 롯데 정수근이다. 지난 7월 선수들과 회식을 마친 뒤 귀가하다가 폭행사건을 일으켰다. KBO는 무기한 실격 선수란 처벌을 내렸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뜻밖의 소문이 흘러나왔다. 정수근은 부산에 갖고 있는 아파트 한 채 외에는 거의 재산이 없다는 얘기였다. 정수근은 2004년 롯데와 6년간 최대 40억 6000만 원짜리 초대형 계약을 했던 선수다. 그런 정수근이 대체 재테크에 얼마나 실패했길래 남은 재산이 달랑 아파트 한 채 뿐이냐는 궁금증이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었다. 정수근은 한 차례 이혼의 아픔을 겪은 적이 있다. 이때 전 부인에게 위자료로 거액을 넘겨줬을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그래서 수중에 남은 돈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다.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할 수 있지만 어쨌든 정수근이 잘못을 저지른 것만은 분명하다. 다행스럽게도 현재 자숙의 모습을 보이면서 유소년 야구 교육에 힘쓰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하니 언젠가는 야구장으로 컴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축구
차범근 감독은 지난 여름 이천수가 1년 임대료 8억 원에 수원 유니폼을 입었을 때 그가 2005년 봄 스페인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돌아와 울산 현대 우승을 이끌었을 때의 활약을 재현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차 감독의 기대와 달리 이천수는 수원의 2008년 우승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않았다. 9월 13일 울산전 직후 왼쪽 사타구니 근육 부상을 호소한 이천수는 10월 중순이 되도록 ‘실망스러운 몸 상태’를 보였다. 자기관리가 부족했는지 재활기간 중 왼쪽 대퇴부 근육통에 발목을 잡히는 등 후반기 대부분을 ‘전력 외 선수’로 보냈다. 수원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천수가 2군 경기에서 설렁설렁 뛰다가 이를 꾸짖은 코치와 목소리를 높인 적이 있는데 차 감독이 이 일로 단단히 화가 났다”고 주장했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수원과의 결별설이 불거진 이천수는 현재 에이전트를 통해 일본프로축구(J리그) 진출을 추진 중이다.
고종수(대전)는 은퇴 가능성마저 있다. 시즌 초 연봉협상 과정에서 구단과 불화를 일으켰던 고종수는 시즌 막판에는 제대로 보고도 않고 일본에 가서 부상치료를 하려다 구단과 또 대치했다. 현재 대전 분위기는 고종수와의 재계약에 대해 회의적이다. 더욱이 고종수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K리그 다른 구단도 아직까지는 없다.
고종수는 올해 구단과 1년 계약했지만 시즌이 끝난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지 못했다. FA자격을 얻으려면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경기 가운데 절반 이상을 뛰어야 하는데 고종수는 올 시즌 16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올해 대전의 경기 수는 36경기로 FA자격을 얻으려면 18경기 이상을 뛰어야했다.
장진구 스포츠라이터
전광열 스포츠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