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찬호. 작은사진은 박찬호가 강남구 신사동에 마련한 빌딩. 완공되자마자 시세가 훌쩍 뛰었다. | ||
모비스는 며칠 후 ‘재무설계’를 주제로 한 특강도 가졌다. 지난 2004년부터 모비스가 매년 비시즌 때 마련하는 부동산, 재테크 강연의 연장선상이었다. 이처럼 운동선수들도 일반인들처럼 재테크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프로야구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도 가족은 소중하다. 가족을 위해 돈을 번다는 대전제는 일반 회사원이나 프로야구 선수나 마찬가지다.
2009년 프로야구 선수 평균연봉은 8400만 원 수준이다. 얼핏 보기엔 많은 금액 같지만, 실은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는 점에서 선수들은 항상 불안감을 느낀다.
본인을 위해, 또 가족을 위해 생계인 야구 외에도 또 다른 돈벌이 궁리를 할 수밖에 없다. 야구 선수들도 나름대로 재테크를 위해 노력한다는 얘기다.
LA 다저스 박찬호는 94년 미국 진출 후 지금껏 연봉으로만 1000억 원을 벌었다. 그런데 박찬호는 순수 연봉 외에도 이를 잘 굴린 것으로도 유명하다.
박찬호는 그간 벌어들인 돈 대부분을 부동산, 주식 관리 투자 회사에 맡겨 운용하고 있다. 워낙 덩치가 큰 돈이라 일단 잘 굴리면 수익도 크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지하 4층, 지상 13층짜리 ‘박찬호 빌딩’이다. 애초 130억 원 수준이었던 이 빌딩은 2005년 말 완공되자마자 시세가 크게 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빌딩과 관련해선 또 다른 루머도 있었다.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박찬호의 재일교포 장인이 일정 부분 투자를 했다는 소문이 그것이다. 물론 확인하긴 어렵다. 박찬호의 장인 역시 일본에서 상당한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빌딩 부자’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정민태 히어로즈 투수코치다.
91년 태평양에서 데뷔한 뒤 98년에야 인천에서 ‘내집 마련’에 성공한 정민태 코치는 훗날 일본 요미우리 진출로 인해 벌어들인 돈으로 서울 강남의 빌딩을 구입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당연히 빌딩 가격은 엄청나게 뛰었다.
술을 좋아하진 않지만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대인관계가 넓은 편이다. 덕분에 다양한 직종의 지인들로부터 재테크와 관련된 조언을 듣곤 한다.
삼성에서 은퇴한 심정수도 빌딩 투자로 재미를 본 케이스다. 2004년 삼성과 4년간 총액 60억 원짜리 계약에 성공해 나라를 시끌벅적하게 만들었던 심정수는 그 후 차분하게 빌딩, 아파트 등을 구입해 짭짤한 차익을 남긴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 갑작스레 은퇴한 뒤 올초 가족과 함께 미국 샌디에이고로 유학을 떠났다. 당분간 야구를 잊고 공부를 하기 위해 유학을 떠났다고 한다.
물론 그간 벌어놓은 돈이 상당하기 때문에 지도자에 대한 미련 없이 훌쩍 떠날 수 있었을 것이다.
땅으로 유명해진 선수도 있다. 몇 년 전 수도권 구단의 투수 A와 관련해 루머가 돌았다. A는 공식 은퇴를 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야구를 거의 접은 상태였다.
그런데 A가 입단 초기 계약금으로 사뒀던 땅이 개발되면서 200억 원 이상으로 훌쩍 올랐다는 얘기였다. 이 같은 소문이 확산되자 당연히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한편으론 ‘재산이 그리 많아졌는데 야구가 잘 되겠는가’라는 비아냥거림도 없지 않았다.
그 후 본인에게 물어봤더니 A는 “말도 안 되는 소문이다. 200억 원이라니. 뜬구름 잡는 얘기다”라면서 펄쩍 뛰었다는 후문이다.
당사자가 부인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야구인들은 그 루머가 사실인 것으로 믿고 있는 눈치다.
얼떨결에 땅으로 재테크에 성공한 선수도 있다. 삼성 베테랑 타자 양준혁이다.
재테크에 큰 관심이 없었던 양준혁은 과거 계약금과 연봉으로 받았던 돈으로 구미 근처에 땅을 산 것으로 알려졌다. 별다른 목적의식은 없었다. 야구 외에는 딱히 돈벌이 노하우를 알지 못했던 양준혁은 ‘땅을 사놓으면 언젠가는 오른다’라는 보통 사람들의 정서 그대로 행동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론 성공한 투자가 됐다.
성공 사례만 있는 건 아니다. 돈을 많이 벌고 유명해진 스타플레이어는 사업가, 의사, 변호사 등과 쉽게 인맥을 만들 수 있다. 그들이 유명한 야구선수와 밥 한번 같이 먹는 걸 대단한 자랑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친해지면 ‘돈을 굴리는 법’에 대해 자세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인맥으로부터 듣는 조언은 때론 독이 될 때도 있다.
주식에 대한 정보를 듣긴 했지만, 평소 관련 지식이 없는 상황에서 ‘묻지마 투자’를 했다가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린 주식 때문에 남몰래 한숨을 내쉰 선수들이 많다.
가끔 사기꾼들이 접근해오는 사례도 있다. 순간의 호기로 빚보증을 서거나 돈을 빌려줬다가 순진하게 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야구에선 최고수지만 사회생활에는 초보라는 점이 이 같은 결과를 낳곤 한다. 요즘도 연봉을 열 달에 걸쳐 나눠받는 월급 통장에서 꼬박꼬박 차압 금액이 빠져나가는 선수, 코치가 간혹 있다.
지난해 지방 모 구단의 코치, 선수 몇 명이 집단으로 피해를 본 사례가 있었다. 평소 야구장을 제집처럼 드나들며 야구인들과 친분을 쌓아온 모 증권사 직원이 비공식 루트를 통해 이들 야구인들로부터 펀드를 유치한 뒤 몽땅 날려먹은 사건이다.
피해 총액이 수십 억 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가운데에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이름을 알고 있는 선수, 코치도 있다.
다른 스포츠도 비슷하지만, 야구인들은 일단 친해지면 쉽게 사람을 믿는다. 의리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바로 이 같은 점 때문에 늘 사기극의 피해자가 될 소지를 안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일부는 평생 받게 될 연금을 ‘변액 보험’ 등에 얌전하게 넣어놓겠다는 결정을 했다.
월 100만 원씩 나오는 연금을 일확천금을 노리지 않고 이처럼 차근차근 쌓아가겠다는 판단은 야구 선수에게나 일반인에게나 모두 중요한 재테크 마인드라 볼 수 있을 것이다.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기간이 정해져 있다 보니 평소 재테크나 은퇴 후의 생활에 대해 다양한 정보와 지식을 모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어느 선수들보다 많은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 프로축구, 프로농구 선수들. 그들이 즐겨하는 재테크 노하우와 재테크를 하면서 벌어진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알아본다.
▲ 이영표 | ||
몇 년 전 은퇴한 축구대표팀 출신 A. 강남에 있는 유흥주점 사장이라는 명함을 갖고 다니는 ‘바지사장’인 A는 현역 시절 뭉칫돈을 만질 때 ‘재테크’에 무심했던 걸 후회한다. 종잣돈이 있을 때 돈을 불리지 못한데다 사기까지 당해 지금은 스타선수 출신치고는 너무도 초라하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현역 이후의 미래가 불투명한 만큼 대부분의 축구선수가 재테크에 공을 들인다. 다만 본인이 직접 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부모나 아내가 한다. 어릴 적부터 축구에만 전념한 탓에 재테크에 다소 무지하기 때문이다.
재테크로 부동산 투자를 선택하는 축구선수가 많다. 부동산 투자는 많은 정보와 안목이 필요하고 초기 투자비용이 큰 데 반해 단기간에 수익을 얻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위험 부담이 적고 땅값이 뛸 경우 엄청난 차익을 얻을 수 있어 스타선수들의 재테크 방법으로 애용된다.
유명선수의 에이전트는 “부동산 투자가 대세인 만큼 선수가 계약 등으로 목돈을 만지면 귀신처럼 알고 그의 부모 등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부동산 투자로 가장 성공을 본 주인공은 노정윤이다. 2006년 울산 현대에서 은퇴한 노정윤은 일본프로축구 J리그에서 활약할 때 벌어들인 돈으로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었다.
서울 목동 지역에 임대용 건물을 소유하고 있고 지방 곳곳에도 땅을 갖고 있다.
노정윤은 일가친척이나 친구, 선·후배 등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대박을 터트렸는데 현재 해외 부동산 투자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 “시장 여건상 부동산의 투자 가치는 한계점에 달한 것 같다”고 말하는 노정윤은 “지금은 웰빙 수영장이나 자동차 관련 용품 산업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재테크 전문가답게 시장을 분석한다.
경남의 골키퍼 김병지는 1992년 프로 데뷔 후 번 돈의 40%는 꾸준히 정기예금에 부어왔고 장래를 생각해 서울 근교에 땅도 사뒀다.
건물을 사서 임대 수익으로 돈을 불리는 선수들도 많다. 지방 구단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 계약금이 있을 때는 프로에 데뷔하는 선수 열에 아홉은 계약금으로 아파트를 샀다”며 “주거 목적으로 사는 경우도 있지만 임대 수익을 위한 투자의 일환으로 구입하는 일도 많았다”고 귀띔했다.
상가를 구입하는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재테크와 거리가 멀 것 같은 이을용(강원)이다. 이을용의 재테크 성공 신화 뒤에는 ‘또순이’로 불리는 아내 이숙 씨가 있는데 이숙 씨는 남편이 축구에만 전념하는 동안 알뜰살뜰하게 살림을 해 상가 건물을 마련했다.
몇 년 전 강남에 포차 바람이 불었을 때 이곳에 돈을 투자한 선수들도 꽤 있었다. 연예계 사람들과 친한 선수들이 이런 식의 투자를 많이 했는데 국가대표 출신 한 선수는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연예인 매니저가 운영하는 포차에 1억 원을 투자해 수익의 일부를 받았다.
이영표의 경우에는 자신의 에이전트사에 투자를 했다. 투자 금액은 수천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대다운 재테크로 돈을 굴리는 선수가 있는데 울산 현대의 미드필더 김영삼은 신인 시절부터 펀드에 투자,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펀드에 투자하는 선수 중에는 프라이빗 뱅킹(PB)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PB들이 선수나 측근에 직접 접근해 재테크를 도와주겠다고 제안해 이뤄진다.
재테크 수단으로 부업을 선택하는 선수도 있다.
선수 본인보다는 주로 아내가 주도적으로 나서는 편인데 안정환(다롄 스더)의 아내 이혜원 씨는 여성 의류와 남성 의류 쇼핑몰을 운영했고 한정식 레스토랑을 경영하기도 했다. 전남 드래곤즈에서 은퇴한 임관식도 아내가 음식점을 운영했다.
부산 아이파크 황선홍 감독은 과거 전남 코치 시절 이회택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조언을 받아 일식 전문 체인점 사장이 됐다.
박지성의 국내외 일을 전담하는 JS리미티드는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흥덕 지구에 지하 2층, 지상 7층의 상가 빌딩을 세웠다. 부지 매입과 건설 비용으로 70억~80억 원 정도가 투자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박지성은 이 빌딩에서 나오는 임대 수익을 새롭게 추진하는 ‘박지성 축구교실’의 기획 및 운영, 그리고 부모의 노후 생활자금 등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은 곧 건설 될 이마트 바로 옆에 위치하게 되어 노른자위 상권에 속해 대지(면적 1227㎡)가 약 10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주변 부동산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박지성은 부동산 투자 외에도 우리은행의 자산관리 전문가에게 금융자산을 맡겼다. VIP보다 상위급인 VVIP 대우를 받는 박지성은 주로 간접투자상품과 혼합형(주식 채권 투자) 펀드에 투자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농구>
야구 축구와 더불어 한국 3대 프로스포츠로 꼽히는 프로농구. 지난 1997년 농구가 프로화되면서 수십억 원의 대박을 치는 자유계약선수들이 탄생했다. 그러나 프로화는 곧 평생직장의 개념을 앗아갔다.
삼십대 중반이면 은퇴에 직면하고 다음 직업을 고민해야 하는 프로농구 선수들. 극소수의 선택받은 자만이 프로구단이나 학교팀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다.
현역 기간 동안 받는 연봉을 관리해 ‘평생 밑천’을 만들어놔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그렇다면 프로농구 선수들의 재테크 패턴은 어떨까.
한국 농구계에서 손꼽히는 ‘거부’ 서장훈(전자랜드)이 강남 한복판에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공공연히 알려져 있다.
IMF 직후인 2000년 서장훈의 아버지가 서장훈의 진로 입단 시 계약금으로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사거리에 위치한 요지에 건물을 경매로 사들였다.
서장훈이 소유한 건물은 육안으로 봐도 지어진 지 오래되어 보이지만 허름한 건물이 서장훈에게 매달 짭짤한 임대수입을 보장하는 황금거위 같은 존재다.
서장훈은 이 건물을 2000년 임의경매로 낙찰 받은 후 지금까지 소유하고 있는데,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대지가격은 3.3㎡ 당 1억 원에 이른다.
여자농구 천안 국민은행의 김영만 코치 역시 ‘건물주’로 유명하다. 선수 시절 검소하기로 유명했던 김 코치는 은행에서 근무한 친누나의 도움을 받아 일찌감치 재테크에 눈을 떴다.
결국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크지는 않지만 꽤 짭짤한 임대 수익을 보장하는 건물을 사들였다. 김영만의 측근은 “매달 임대수익만 해도 대기업 부장급은 될 것”이라고 귀띔한다.
이밖에도 경기도 분당 용인 등지에 집중돼 있는 프로농구단 숙소로 인해 신도시에 아파트를 분양 받은 선수들은 큰 차익을 봤다.
문경은(SK)은 신혼살림을 차렸던 분당의 아파트를 2억 원에 구입했는데 값이 세 배 이상 뛰었고, 2002년 구입한 용인시 수지의 아파트 시세도 많이 올랐다.
이상민(삼성)은 분당 핵심지역에 있는 초고가 아파트를 초기 분양가에 1억 원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구입했다. 현재 아파트 시세는 2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민과 5분 거리의 초고층 주상복합에 거주하고 있는 우지원(모비스) 역시 만만치 않은 시세차익을 봤다.
2005년부터 1년 남짓 SK 감독을 역임했던 김태환 전 감독은 당시 압구정동에 대형 고깃집을 운영했다. SK의 홈경기가 있는 날은 어김없이 거나한 회식자리가 마련됐고, 구단 관계자와 취재진이 너나없이 어울렸다.
주희정(SK)은 3년 전 용인 수지에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을 열었다. 주희정의 아내 박서인 씨가 경영했던 이 식당은 한때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전희철 SK 2군감독 역시 수지에서 쌀국수집을 개업했다. 본인이 직접 가게 일을 챙기지는 못하고 매니저를 두고 운영하고 있지만 수지 시내 요지에 위치해 입지 조건이 좋고 맛이 좋은 데다 전희철의 유명세로 인해 매상이 짭짤한 편이다.
최근 고려대 감독에서 물러난 이충희 감독은 방배동 카페거리에 양대창전문점 ‘더마니’를 부인 최란 씨와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한양대 감독이자 2003년 미스코리아 진 최윤영의 아버지인 최명룡 감독은 서초구 잠원동에서 유명 냉면체인점을 열어 부업으로 삼고 있다.
또 이명진 MBC-ESPN 해설위원, 박건연 전 우리은행 감독도 한때 고깃집을 운영했던 ‘사장님’ 출신이다.
지난 시즌 전자랜드에서 KCC로 이적한 조우현은 농구계의 소문난 ‘알부자’다. 2002년부터 꾸준히 주식투자로 돈을 굴렸다. 책도 많이 읽고 전문가와 상담도 자주한다. 지난해 노총각 딱지를 뗄 때는 이미 상당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식에서 손을 떼고 유치원 교사 출신인 아내와 함께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
신선우 전 LG 감독은 현역에서 은퇴한 뒤 한때 현대증권 지점장으로 있었다. 10년 넘게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신 감독은 지점장 시절 사귀었던 친구들이 다 든든한 자산관리자다.
김태술(KT&G) 역시 입단과 동시에 여러 군데 주식과 펀드를 들어 놓은 재테크 마니아.
그러나 대부분의 농구선수들은 안정적인 은행 예금을 선호한다. 우지원은 재테크보다 적금에 비중을 두고 있다. 아직까지는 투자를 위한 종잣돈 마련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목돈이 들어가는 부동산이나 위험부담이 있는 주식 보다는 종신보험과 같은 적금성 보험을 선호한다.
지난해 프로농구 최고연봉자(7억 1000만 원)의 영예를 안은 김주성(동부) 역시 착실하게 적금을 붓고 있다. 재테크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는 것이 이유다.
그러나 김주성은 결혼과 함께 아내에게 강남 요지에 요가체인점을 차려주는 수완을 발휘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사업을 확정해 요가체인을 2개로 늘리기도 했다.
김형기 야구전문 프리랜서
전광열 스포츠칸 축구부 기자
허재원 한국일보 체육부 기자
운동선수 재테크 6계명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직업 생명이 짧고, 부상이 곧 실업으로 이어지는 스포츠 선수들의 직업적 상황은 선수들의 노후 설계에 치명적인 대목이라고 지적하며 “대략 10년 동안 벌어들일 수 있는 소득을 어떻게 투자해 금융소득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또 하나의 재테크 방안인 절세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①체크카드를 써라 ②대출은 무조건 마이너스다. 대출 대신 저축을 해라 ③보증은 절대 서지 말라 ④사설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말라 ⑤동료들과 계를 하지 말라 ⑥은행 저축 등 안전한 투자(40%), 펀드 등 투자형 상품(30%), 보험 가입(30%) 등 3군데로 분산해 돈을 모으라는 재테크 6계명을 전했다.
전광열 스포츠칸 축구부 기자
▲ 유재학 감독의 가족(왼쪽부터 아들 선호 군, 아내 김주연 씨, 유재학 감독, 딸 선아 양). | ||
농구계에서는 다양한 재테크 비법을 연구하는 젊은 선수들과 달리 대부분의 감독들은 전통적인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오로지 자식에게 ‘올인’하는 것이 최고의 노후대비라고 생각한다. “자식이 성공하면 부모를 평생 공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전창진 KT 감독과 유재학 모비스 감독, 임근배 모비스 코치는 가족들을 모두 캐나다와 미국 등으로 보냈다. 1년 중 절반은 집을 비워야 하는 프로팀 감독으로서 가족들을 위한 최대한의 배려였다. 동시에 자녀 교육을 위한 최후의 선택이었다.
수억 원의 연봉을 받는 프로 감독들에게도 이민 가 있는 가족들에게 꼬박꼬박 생활비며 교육비를 송금하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개인적인 재테크는 꿈도 꾸기 어려운 이유다.
한편 자신과 같은 길을 가는 자식에게 물심양면 지원을 쏟아 붓는 경우도 있다.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의 아들 동엽(광신정보고)과 딸 민지(선일여중)는 모두 아버지의 뒤를 따라 농구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그 중 동엽은 신장 194cm의 장신 포인트가드로 차세대 국가대표 가드 자리를 예약한 기대주다. ‘농구대통령’
허재 감독 역시 첫째 웅(용산고)과 훈(용산중)이 농구선수로 활약 중이다. 운동선수의 길을 가고 있는 자식에게 투자해야 하는 돈이 만만치 않지만 이호근 감독과 허재 감독은 “이것도 다 투자”라며 자식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고 있다.
허재원 한국일보 체육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