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겪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알레르기성 비염을 완전히 치료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다. 사시사철 비염을 달고 살거나 해마다 특정 시기만 되면 비염으로 고생을 하면서도 완전히 떼어버릴 수 없는 골칫거리가 바로 알레르기성 비염이다. 그나마 고생을 좀 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생활습관이나 생활 환경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비염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증상 완화법 및 생활수칙을 알아봤다.
▲ 비염 환자의 괴로움은 골절상 등으로 입는 고통 보다 덜하지 않다. | ||
심하지 않을 때는 가벼운 재채기나 코막힘,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감기로 오인되기도 한다. 그러나 감기약을 써도 호전되지 않고 또 호전되는 듯 하다가도 다시 악화된다. 감기와 비염은 발생 원인부터가 다르기 때문에 감기약을 먹었다고 해서 비염이 호전될 리 없다.
하지만 감기가 오래 지속된 후나 과로 또 체력 소모가 심할 때, 환절기 등에 증상이 심해지거나 악화되므로 비염은 평소 몸의 컨디션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호흡 중에 콧속으로 들어가는 특정 물질(항원)에 대한 우리 몸의 거부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비염은 단순한 재채기나 콧물 등의 불편으로 끝나지는 않는다. 비염이 있으면 머리가 무겁고 아프기도 하다. 우리의 두개골에는 텅 비어 있는 동공 부위가 4군데 있다. 여기에 콧물이나 다른 이물질이 차면서 머리가 맑지 못한 느낌이 남게 되는 것. 비염에서 초래되는 만성피로나 학습장애도 문제다. 기억력, 집중력이 떨어지고 코골이가 심해지기도 한다.
최근 미국 펜실베니아주립대 의과대학의 티모시 크레이그 박사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코 점막이 충혈돼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잠깐씩 토막잠에 빠진다고 한다. 그러면서 낮 동안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며 활동성이 떨어진다.
또한 코에 이상이 생기면 잠을 잘 때 기도가 좁아져 호흡량이 줄어들고 그 때문에 깊은 잠을 잘 수 없게 된다. 호흡량이 적기 때문에 몸속 산소가 부족해져 피로감도 쉽게 찾아온다. 비염을 치료하지 않아 만성화될 경우 축농증으로 발전되기 쉽다. 비염 환자의 70% 정도가 축농증을 일으킬 정도로 비염과 축농증은 밀접한 연관이 있다.
또한 기관지 천식, 중이염, 습진, 식품 알레르기, 곤충 알레르기 등 다른 질환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 비염은 단순히 코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그러나 비염 치료가 쉽지 않은 것이 문제다. 일상생활 속에서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을 완벽히 피한다는 것도 쉽지 않거니와 치료를 통해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을 없앤다 해도 곧 재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체질 개선을 통해 알레르기 원인물질에 대한 몸의 면역력을 증강시키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비염의 치료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단번에 체질을 개선을 개선해주는 약은 사실상 없다.
한의사 김영권 원장(서울 백록당한의원)은 “비염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평소 몸을 따뜻하게 하고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환경은 되도록 피하며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신체 기능의 활성도를 높이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 따라서 약물 치료와 함께 생활 속에서 지켜야 할 수칙들을 알고 환자 스스로가 노력하지 않는다면 비염의 완치는 사실상 기대하기 힘들다.
비염환자들이 자신의 비염을 악화시키는 원인 물질을 완벽히 피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그러나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고 또 호전도 기대할 수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알레르기를 유발한다고 알려진 원인 물질을 제거하는 것. 집먼지, 진드기, 바퀴벌레, 애완동물 등 알레르기를 악화시키는 항원은 집에 두지 않는 것이 좋으며 청소를 깨끗이 하는 것은 기본이다.
난방이 잘되는 아파트, 빌라, 도시형 주택 등은 비염을 악화시키는 원인균이 살기 좋은 조건이다. 따라서 적당한 환기와 청결이 필요하며 밀폐된 공간에서 담배연기에 노출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찬바람이 불 때 악화되는 계절성 비염은 찬 공기가 원인. 찬 공기를 피하는 것과 함께 ‘찬 것’이라면 무엇이든 멀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찬 우유나 음료수, 아이스크림 등은 먹지 말고 과일도 냉장고에서 바로 나온 찬 것은 좋지 않다. 머리를 감고 난 후에도 신경을 써줄 필요가 있다. 외출을 하지 않는다 해도 곧바로 잘 말리는 것이 좋다. 잠잘 때는 상의를 따뜻하게 입고 수면중 습도를 잘 맞추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윤은영 건강전문작가 gody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