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신에 활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커피는 과음 만 하지 않는다면 더운 여름을 이기게 해주는 좋 은 음료다. 사진은 카푸치노 | ||
여름날 나른한 오후에 마시는 한 잔의 커피는 정신적 활력을 안겨준다. 커피의 각성효과 때문이다. 물론 각성효과가 지나쳐 손발이 떨리게 된다든지 위산과다로 위장병이 생기는 경우는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지나치지 않는 범위에서 활용하면 커피는 여름 더위를 이길 수 있는 좋은 음료가 될 수 있다. 이뇨작용이 있어 다이어트용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커피를 마실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피해 ‘몸에 좋은 음료’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봤다.
“졸음을 쫓기 위해 마신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즐겨 하는 말 가운데 하나다. 이 말은 커피에 포함된 카페인의 약리작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실제로 커피가 갖고 있는 약리작용의 대부분은 카페인의 역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페인은 졸음을 쫓는 각성 효과 외에도 다양한 약리작용을 갖고 있어 여러 의약품에 배합되는 성분이기도 하다. 대표적인 것이 권태감 편두통 고혈압성 두통 등의 치료효과다.
카페인 성분 자체는 백색의 분말로 냄새가 없고 쓴맛이 있다. 상온의 물에서는 잘 녹지 않지만 온도를 올리면 잘 녹는다. 카페인에는 중추신경계(뇌, 척수 등)를 흥분시키는 기능이 있다. 이에 따라 감각 수용(오감의 감수성)이나 정신기능(두뇌의 회전)의 항진을 가져와 졸음을 쫓아내고 피로를 제거하며 운동기능을 높인다.
물론 이런 효과가 지나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카페인을 과다 투입하면 대뇌피질과 척수가 지나치게 흥분될 수 있다. 예민한 사람은 커피 때문에 심장이 심하게 뛰고 근육수축과 경련으로 손발이 떨리는 현상도 일으킬 수 있다.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는 경우 약의 효과가 떨어지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카페인은 태반을 통과하고 모유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임신중이거나 젖을 먹이는 산모는 반드시 주의해야 한다.
보통 성인에게 하루 2백mg의 카페인은 부작용 없이 뇌의 활동을 활성화시켜 사고력이나 집중력을 높이고 졸음과 피로감을 줄여주지만 5백mg을 넘으면 두통이나 불면을 가져오고 1천mg을 넘으면 현기증 같은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한다.
이것은 커피 자체의 양을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커피 안에 함유된 카페인의 양이 기준이므로 하루 몇 잔 이내가 좋은가는 커피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커피를 마시는 습관이나 경험치에 따라서도 적당량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카페인 함량이 높은 에스프레소의 경우 한 잔의 커피속에는 1백mg 정도가 들어있으므로 보통은 하루 두 잔이 적당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사람들은 에스프레소를 식후에 우리의 숭늉처럼 마시는 데도 별 문제가 없다.
카페인은 커피뿐 아니라 시판되는 영양드링크에도 흔히 들어있는데, 작은 드링크병 하나에 50mg 정도가 들어있으며, 졸음을 몰아내기 위한 강력 드링크제의 경우 1백50mg∼2백mg 정도가 들어있기도 하다.
카페인은 골격근에 직접 작용해 근육의 수축을 증강시킨다. 이 결과 피로의 경감과 함께 활동성 증대가 일어난다. 다만 과잉 투여될 경우 몸이 떨리고 수전증이 생길 수 있다. 심근에도 직접 작용해 수축 증가와 함께 맥박의 증가를 가져오며 신장의 혈관을 확장하는 기능이 있어 이뇨 작용을 원활하게 한다.
▲ 에스프레소. | ||
국내에서 보편화된 인스턴트 커피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볶은 원두를 직접 갈아 걸러내는 ‘원두커피’를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의 추출방법에 따라 카페인량이 달라지므로 각 커피의 카페인 함유량은 규정돼있지 않다. 보편적으로 일과시간에 따라 마시기 좋은 커피 메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오전 시간에는 이른바 ‘아메리칸 스타일’로 부르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좋다. 특성이 부드러워 위에 자극이 덜하므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나른함과 권태가 몰려오는 오후에는 맛이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것이 좋다. 카페인량이 상대적으로 높아 각성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모든 커피가 카페인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상급 콜롬비아 원두로 만든 수프레모나 에티오피아에서 재배되는 최상급의 모카커피인 시다모 등 ‘모카커피’류는 카페인이 거의 없어 저녁시간에 마셔도 수면방해를 크게 받지 않는다.
카페인에는 경미하지만 정신의 의존성, 알기 쉽게 말하면 습관성이 있다. 커피를 마실 수 없을 때 초조해지는 사람은 습관성을 경계해야 한다. 다만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 의존성은 니코틴이나 알코올, 마약 등에 비하면 훨씬 미약하고 금단현상도 거의 없다. 알코올이나 마약과 달리 중추신경 작용에 내성이 생기지도 않는다. 따라서 단기간에 커피의 양이 증가했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원두 찌꺼기 활용법]
졸음 운전 방지-차안에 원두 찌꺼기를 모아 매달아두면 도움된다. 차 안의 니코틴 냄새도 제거되므로 일석이조.
화분 비료-원두 찌꺼기에는 탄 성분 즉, 탄소알갱이가 남아 있어 식물의 뿌리에 흡착되면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훌륭한 비료가 된다.
방향제 및 탈취제-냉장고에 넣어두면 냉장고의 음식 냄새를 없애며 신발에 넣어두면 발 냄새를 없애준다. 숯과 같은 역할이다. 비닐 팩에 담아 옷장속 탈취제로도 사용할 수 있다.
세제-화학세제를 대신하여 식기 등의 찌든 때 기름기를 제거할 수 있다.
미용보조제-원두찌꺼기를 물에 타서 세수하면 얼굴의 기름기 제거와 함께 미백효과를 얻을 수 있다. 얼굴에 바르고 거즈를 하면 미용 팩이 된다.
금속성 도구 보관-원두 찌꺼기에는 유지방이 남아 있어 칼이나 바늘 등 금속제 도구를 담아 보관하면 쉽게 녹슬지 않는다.
오형석 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