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조한 공기때문에 콧속 점막이 마르면 코의 방어기능이 얃해져 감기에 걸리기 쉽고, 코피가 잘 터지기도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도 악화된다. | ||
실내공기의 적절한 습도는 40~60%. 겨울철 건조한 공기가 부르는 대표적인 질병과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위생적인 습도조절요령을 알아봤다.
[피부 건조증]
날씨가 건조해지면 피부도 수분을 빼앗겨 건조해지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공기가 건조해지기 쉬운 겨울에 건성 피부, 피부 가려움증이 많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박박 긁다가는 건성 습진이 생길 수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 같은 습진성 피부염이 있는 경우에는 건조한 공기로 인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피부의 제일 바깥쪽인 각질층의 수분이 부족한 상태가 피부건조증. 특히 피지 분비가 적은 허벅지나 복부 팔 다리와 같은 부위에 가려움이 심하다.
부드럽고 촉촉한 피부를 유지해주는 각질층의 수분이 없어지면 피부가 갈라지면서 미세하게 껍질이 일어난다. 더 진행되면 가려움증이 더 심해지고 따끔거려서 밤에 편히 잠을 자기도 어렵다.
차고 건조한 바깥 공기는 물론, 난방으로 인해 덥고 건조해지는 실내 공기와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 차이 등이 각질층의 수분을 빼앗아 피부건조증을 만드는 주범이다.
피부건조증은 이밖에도 너무 뜨거운 물로 목욕하거나 잦은 사우나, 과도한 비누 사용, 심한 때밀기 같은 잘못된 목욕 습관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거친 모직 옷이나 꽉 끼는 옷, 피부에 자극이 되는 합성섬유 속옷 등도 원인이 되고 심한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 피부가 노화되면 피부 표면의 기름기가 적어지고 땀 분비가 감소하면서 피부에 수분이 줄어들어 피부건조증이 잘 생긴다. 그래서 노인들은 겨울이면 대부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피부 건조증으로 인한 가려움증을 겪는다.
이를 막는 데는 적당한 습도유지가 관건이다. 올바른 목욕법을 알아두고 보습제 등을 사용하여 피부의 적당한 습도를 유지하면 효과적이다. 목욕은 체온 정도의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되 세정력이 약한 비누를 부분적으로만 사용하고 때수건은 쓰지 않는 게 좋다.
피부가 자꾸 건조해진다면 목욕 후 피부에 물기가 다 마르기 전에 완화제나 오일 로션 등의 보습제를 바른다. 가렵더라도 절대로 긁지 말고 보습제를 반복해서 발라주도록 한다. 속옷은 자극이 적은 면제품을 사용한다. 실내습도는 50%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고 온도는 난방을 너무 세게 하지 말고 쾌적한 정도를 유지하는 게 좋다.
피부건조증이 심해 가려움증을 견디기 어렵고 습진, 붉은 반점이 생기는 경우라면 의사에게 보이도록 한다. 약물치료는 스테로이드제나 항히스타민제 등을 사용하게 된다.
아토피성 피부염 역시 건조한 겨울철에 증상이 심해지기 쉽다. 피부건조증과 마찬가지로 올바른 목욕법과 피부보습이 도움이 된다.
당뇨병이나 간질환, 신장병, 암 같은 지병이 있어도 피부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피부건조증이 오래 갈 때는 이런 질환을 의심해볼 수도 있다.
[감기]
겨울철 건조한 공기는 감기나 독감 같은 호흡기 질환도 증가시킨다. 공기로부터 유입되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을 걸러내는 콧속과 기관지 표면의 점막이 건조해져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감기 바이러스의 종류가 1백종이 넘다 보니 근본적인 치료약은 아직 없고 감기약은 증세를 완화시킬 목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일단 감기에 걸려 콧물, 재채기, 가래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인 만큼 충분한 수분과 영양을 섭취하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감기 예방을 위해서도 과로와 스트레스를 피하면서 충분한 영양, 휴식을 취해 면역력을 기르도록 한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는다고 감기에 절대 안 걸린다는 것은 아니다. 독감과 감기는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가 다르기 때문이다.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결핵이나 폐렴 등 주의해야 하는 다른 병이 있는 경우도 있으므로 평소보다 감기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간다고 생각되면 반드시 의사에게 보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호흡기를 건조하지 않게 유지하는 데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게 필요하다. 이뇨작용을 하는 커피 등 카페인 음료는 줄이는 게 좋다.
[비염]
코의 점막이 건조해지는 겨울철에는 비염도 생기기 쉽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축농증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이 더욱 심해져 괴로운 계절이기도 하다.
실내가 건조하면 호흡기가 건조해지고, 너무 습하면 알레르기성 비염의 원인이 되는 집먼지 진드기가 좋아하는 환경이 된다. 가능한 한 카펫은 치우고 이불은 온수 세탁해 집먼지 진드기를 없앤다.
코가 좋아하는 환경은 충분한 습도와 따뜻한 공기. 기온 차가 크고 건조한 날에는 코 점막이 자극을 받기 쉬우므로 너무 찬 공기나 더운 공기가 있는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실내 습도는 가습기를 이용하거나 어항, 분수대 등을 이용해 40∼60% 정도로 유지한다.
아이들이 코피가 잘 나는 것도 건조한 날씨 때문이다. 콧속의 점막이 마르면 사소한 자극에도 혈관이 잘 터지기 때문이다. 먼지나 공해물질이 많은 곳을 피하고 밀폐된 실내에서는 자주 환기시켜야 한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장성은 교수, 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최천웅 전문의, 하나이비인후과 박상욱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