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허리가 시큰거려 디스크가 아닌가 싶어 병원을 갔었는데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해서 한의원을 찾았다. 특히 밤일을 치르고 나면 허리가 더욱 시큰거렸고 허리 증상과 함께 발기력이 신통치 않아 번번히 포기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호소를 했다.
정말 허리는 남성의 정력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정력이 아니더라도 허리는 힘을 쓰는데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러나 허리는 단지 힘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만은 아니라.
허리의 건강은 남성 정력의 정상 유무를 잴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부위다. 허리가 시큰하고 묵직한 증상이 있다면 필경 남성 정력의 원천인 신장 기능에 이상이 찾아온 것으로 봐야 한다.
한의학에서 신장은 비뇨기와 생식기 모두를 관장하고 이어지는 경락의 기능까지 포함하는 장부다. 신장이 허해지면, 허리가 자주 아플 뿐만 아니라 생식기관 및 근육이나 뼈도 함께 약해져서 하체에 힘이 빠지게 된다. 이렇게 신기운이 허약하여 생기는 요통을 신허요통이라 한다.
신허요통이 생기면 아침에 자고 일어났을 때 묵직하게 허리가 아픈 증상과 함께 소변 보는 게 시원치 않아지면서 성욕이 떨어지고 심하면 발기부전이나 조루, 불감증 같은 성기능 장애를 겪게 된다. 신허요통은 염좌나 디스크질환과는 달리 엑스레이로도 나타나지 않는 내과적 질환이므로 만성화되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K씨가 디스크가 아니라는 판정을 받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 이다.
신허요통이 있을 때 동반되는 발기부전 증상으로는 K씨의 증상 외에 음경이 발기하지 않거나 발기해도 단단하지 않다. 머리가 어지럽고 눈앞이 깜깜하며 정신력이 부진하고 안색이 어두우며 혀가 암자색을 띠고 어혈반점이 있으며 맥이 가라앉아 있으면서도 매끄럽지 않다. 병이 오래되어 여러 차례 다른 방법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효과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한방 치료법은 신장의 기를 튼튼히 하여 어혈을 풀어주어야 한다. 처방은 소복축어탕 가감으로 하는데 당귀 천궁 백작약 원호 몰약 포황 오령지 육계 숙지황 음양곽 토사자 황기 등의 약재다.
허리를 못쓸 정도로 아픈 것이 아니더라도 허리가 묵직하고 자주 시큰거리면서 발기력이 신통치 않으면 정력 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K씨는 허리의 통증이 생긴 지 얼마되지 않아 병원을 찾아 치료 쉽게 이루어졌다.
남자구실을 못하는 사람으로 취급받을까봐 허리 통증과 이상을 숨기고 살다가는 병이 더 진전이 되어 발기가 완전히 되지 않은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 허리의 이상은 발기부전의 전조증의 하나이므로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급선무다.
한방에는 신장을 보하는 처방 외에도 말초혈관의 혈행을 도와 발기력을 회복시키는 전통처방들이 있다. 일시적으로 발기력을 높이는 비아그라와 달리 원인을 다스리기 때문에 발기부전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에 좋다. 치료와 함께 정력을 떨어뜨리는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