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임상적으론 급속사정은 조루증의 범주에 든다. 엄격히 조루증과 급속사정을 정의한다면 다음과 같다. 조루는 성교할 때 음경이 질구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보통 1분 이내) 곧바로 사정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급속사정은 성교 중에 사정이 이루어지지만 성교하는 시간이 비교적 짧아서 성기능이 정상적인 파트너가 만족감을 못 느낀다. 즉 적어도 한두 번 이상 성교를 하는 중에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즉 조루와 급속사정은 결코 같은 게 아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급속사정과 조루를 혼돈하여 막연하게 조루증이 있다고 판단, 자신감을 잃곤 한다.
그렇다면 급속사정을 한다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 것일까? 아내가 오르가슴을 느낄 사이도 없이 급속하게 사정을 한다면 일단 급속사정으로 판단해야 한다. 물론 남성 자신은 만족감이 조루증 남성보다는 높지만 아내가 만족하지 않으면 남자들 역시 성생활에 대한 만족감이 떨어지게 마련이라 급속사정도 성기능장애로 간주하여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급속사정과 조루증은 같은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 한의학에서는 신장은 정을 저장하고 생식을 주관하여 정관의 개폐를 담당하는 것으로 본다. 그래서 신장의 음양이 조화로워야 정액의 저장과 배설이 정상적으로 행해져야 한다. 그래야 저장해야 할 때 저장하고 배설해야 할 때 배설할 수 있다. 만일 음양의 평형이 깨지면 정관을 열고 닫는 기능이 정상적으로 발휘되지 못하게 되어 정액이 견고히 저장되지 못한다. 때문에 3분 안에 사정을 하는 급속사정과 삽입하기도 전에 사정을 하거나 1분 이내에 사정하는 조루증이 생기게 된다.
급속사정과 조루증의 한방적인 원인은 5가지 정도로 분류된다. 신장의 기가 견고하지 못했을 때, 음이 허하고 양이 과도하게 항진되어 있을 때, 심장과 위장이 모두 허했을 때, 심장과 신장의 상호 협조 기능이 상실될 때, 간경의 습열 때문에 발병하곤 한다.
급속사정이 빈번하다면 일단 전문의를 찾아 위의 5가지 원인 중 어떤 것에 의해 발병한 것인지 정확하게 진단한 후 그에 따른 전문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정력을 회복할 수 있다. 급속사정의 한방 처방은 신장기능이 허약으로 인한 경우 신장의 음기를 보하는 육미지황탕에 증상에 따라 약재를 가감하고 신장의 양기가 허약할 때는 팔미지황탕에 가감하고, 양기와 음기가 모두 허약하여 불균형이 초래된 때는 음양쌍보탕으로 다스린다. 이외에도 원인에 따라 처방이 다르다.
아내가 너무 일찍 사정을 한다고 은근히 불만을 토로한다면 일단 자신의 사정 능력에 대해 점검을 해봐야 한다. 아내들의 불만 1위인 급속사정은 그냥 방치할 일이 아니다. 그냥 방치하면 부부금슬도 문제지만 조루증, 발기부전 등 더욱 심각한 성기능장애로 발전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 항상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현명한 남성 정력의 관리 비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