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싹으로 만든 음식은 봄철에 입맛을 돋우는 데 더없이 좋다. | ||
제철음식 자체도 좋은 것이지만, 봄 햇살을 받아 막 돋아나는 어린 싹은 특히 소화가 수월한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소가 듬뿍해, 건강 채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딱 좋은 봄철 영양제다. 성질이 연하기 때문에 식탁의 샐러드용으로도 딱 좋다. 채소의 성분에 따라 특정한 건강효과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보통 재배를 위해서라면 웬만한 밭이 있어야겠지만, 싹으로 먹기 위해서는 집안에서 간단히 싹을 틔우는 방법도 있으므로 도시사람들도 한번쯤 시도해볼 만하다. 농약 걱정도 없으니 금상첨화.
요즘 백화점이나 할인마트,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아파트 같은 도시 가정에서도 손쉽게 싹을 틔울 수 있도록 재배용기와 배양토, 씨앗 등을 세트로 만들어 팔기도 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먼저 새싹채소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일반 채소 매장에서도 판매량의 30% 정도나 차지할 정도로 새싹채소의 인기는 높다. 일본 시장에서는 10~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새싹은 채소시장에서 구입해서 먹어도 되지만 직접 길러 먹는 것도 이점이 많다. 우선 먹기 직전 바로 뽑아 새싹의 살아있는 영양을 가장 싱싱한 상태로 섭취할 수 있다. 굳이 텃밭이나 주말농장을 갖지 않더라도 집 안에서 하루 1~2번 깨끗한 물만 주면 잘 자라 기르기에 부담이 없다. 농약이나 비료에 대한 걱정도 없는 믿을 만한 무공해식품이다.
파종부터 물주기까지 아이들에게 맡기면 식물의 성장과정에 대한 공부가 될 수 있고 노인들의 소일거리로도 좋으며, 삭막한 도시인들에게 정서적 도움도 기대할 수 있다. 베란다나 주방에서 멋진 인테리어 소품 역할도 한다.
새싹채소를 길러 먹는 도시인들은 의외로 많다. ‘마니아급’ 애호가들이 모인 인터넷상의 동호회도 수십 개다. 새싹 재배기도 다양해 여러 종류의 허브와 야채를 한꺼번에 기를 수 있는 세트까지 나와 있다. 새싹비빔밥을 전문으로 파는 음식점이 등장했는가 하면 최근 서울의 종합대학 구내식당에도 새싹비빔밥 메뉴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씨앗에서 떡잎이 나온 뒤 본잎이 1∼3개 정도 달렸을 때가 새싹채소로 알맞은 때다. 보통 파종으로부터 7~10일 정도 걸린다.
실제로 새싹채소가 건강에는 어떤 도움이 될까. 싹이 트면서 수분 함량이 높아져 에너지원으로서의 가치는 낮지만, 다 성장한 채소보다 특히 비타민과 칼슘 인 철 등 미네랄 성분이 훨씬 풍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각종 효소나 플라보노이드 같은 항산화 성분도 이때가 더 많다. 조직이 연해 씹기도 편하고 소화도 잘 된다.
시중에서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는 채소 씨앗은 30여 종. 특히 영양이 풍부한 새싹채소는 브로콜리 알팔파 무순 적양배추 다채 메밀 배추 밀 옥수수 녹두 메밀싹 등이다.
기왕 새싹채소를 먹겠다면, 내 가족에게 특히 알맞는 채소를 고르는 것도 요령이다. 옥수수 싹은 단맛이 있어 아이들도 좋아하고, 알팔파 싹은 콜레스테롤을 낮춰주고 변비를 개선하는 데 그만이다. 케일싹은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간에 좋은 성분이 많으며, 브로콜리는 항암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암을 예방하거나 환자가 있는 경우 그 싹을 이용할 만하다.
채소의 종류별로 특히 기대할 수 있는 효과를 알아본다.
▲브로콜리: 미국 존스홉킨스 의대 폴 탈라레이 박사는 1992년 브로콜리 새싹에 설포라팬 성분이 다 자란 브로콜리보다 40배 이상 많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설포라팬은 항암물질의 일종이다. 브로콜리 싹에는 레몬과 피망의 2배나 되는 비타민 C가 들어있고 고혈압에도 좋다.
▲알팔파: 섬유소가 풍부해서 변비를 개선하는 데 유익하다. 이름이 아랍어로 ‘모든 식물의 아버지’라는 뜻을 지닌 알팔파는 비타민 A B E K와 칼슘 마그네슘 칼륨 인 등 미네랄이 고루 들어 있다. 식물성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풍부해 피부개선 등 여성에게 좋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므로 육류를 먹을 때 함께 먹으면 좋다.
▲적양배추: 브로콜리에 들어있는 항암성분인 설포라팬 외에도 노화를 방지하는 셀레늄이 풍부하다. 고소한 맛이 나는데, 색이 예뻐서 요리의 멋을 내기에도 좋다. 기를 때 햇빛을 많이 쪼일수록 색이 진해지는 게 특징.
▲다채: 비타민이 유난히 많아 아예 ‘비타민’이라 불리기도 하는 배추과의 새싹채소. 다채 싹 1백g에는 비타민 A 하루 필요량의 80%가 들어 있다. 비타민 B1 B2와 칼슘도 많다.
▲무순: 떡잎이 크고 모양이 예뻐 일본요리에 많이 쓰인다. 무 싹을 일컫는 것으로, 성질이 차 몸의 열을 내려주고 부기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다. 약간 매운맛이 돌지만 여러 채소와 섞어 먹으면 먹으면 부담이 없다. 고기와 함께 먹으면 소화를 돕고, 무의 일종인 순무의 싹은 간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밀: 고혈압 동맥경화 등 각종 혈관계 질환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루틴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녹두: 무처럼 성질이 차서 열을 내리고 고혈압에도 효과가 있다. 비타민 A와 C가 특히 많다. 재배가 쉬워 새싹을 처음 기르는 사람에게 권할 만하다.
직접 길러먹기 어려운 경우에는 대형 마트나 유기농매장 등에서 다 길러서 파는 새싹채소를 구입해도 좋다. 대농바이오의 ‘새싹마을’, 농정원의 ‘메밀싹 나물’ 등의 여러 제품이 나와 있는데, 보통 50g 2천원 정도면 4인 가족이 한 끼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새싹채소는 날로 바로 먹는 게 영양소를 그대로 섭취할 수 있어서 좋다.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턴 다음 간장, 마요네즈 등에 찍어 먹거나 샐러드나 샌드위치, 회, 비빔밥, 무침 등 어떤 요리와도 잘 어울려서 좋다.
여러 가지 새싹채소에 좋아하는 드레싱만 부으면 되는 새싹채소 샐러드, 거의 익은 계란위에 살짝 올려 말면 되는 새싹채소 계란말이, 골뱅이무침이나 냉면 등에 첨가해 살짝 버무리는 등 먹는 방법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새싹 씨앗 구할 수 있는 곳
상수허브순이 043-277-6633 www.sangsooherb.com
새싹마을 031-797-9757 www.daenongbio.com
새싹마트 031-666-9378 www.saessakmart.co.kr
새싹몰 031-473-6160 www.sesakmall.com
새싹 베이비그린 02-6409-5592 www.babygreen.co.kr
아시아종묘 02-443-4303 www.asiaseed.co.kr
엔조이그린 02-561-3822 www.enjoygreen.co.kr
우리 콩나물 살리기 운동본부 www.orialte.co.kr
유기농하우스02-540-5500 www.uginong.com
한국종묘 02-3401-5223 www.seedkorea.com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을지대학병원 영양과 여인섭 과장, 충북대 원예학과 이철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