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신장 방광 요도 배뇨관 등 요로계통에 생겨 배뇨를 방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외에도 담낭(쓸개)과 췌장 등 소화기관, 전립선과 음낭 등 생식기관, 심지어 눈물샘이나 침샘 같은 곳에서도 결석이 맺히는 수가 있다. 갑자기 옆구리나 오른쪽 아랫배에 전에 없던 통증이 생기면 이상신호로 봐야 한다. 옆구리 통증과 함께 소변에 붉은 피빛이 나타나기도 한다.
50대 후반의 J씨(자영업자)는 최근 건강검진 한번 받아보라는 자식들의 성화에 병원을 찾았다가 신장암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정밀검사 결과 오른쪽 신장에 10개나 되는 크고 작은 결석이 있었고 신장기능이 거의 마비된 상태였다. 신장은 고름으로 채워져 있었다.
의사는 결석을 오래 방치해서 만성 자극으로 생긴 암이라고 판단했다. 원래 젊어서부터 소변에서 작은 돌이 나온 적이 여러 번이고 열도 자주 났지만, 별달리 큰 불편도 없어 방치해온 결과였다.
돌이 잘 생기는 부위는 소변이 지나가는 신장(콩팥) 요관 방광 등의 요로와 흔히 쓸개라고 부르는 담낭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췌장이나 전립선 음낭 눈 침샘 등에 이르기까지 돌은 요로 외에도 여러 부위에서 생길 수 있다. 전립선이나 음낭에 생긴 돌처럼 건강이나 생명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것도 있지만, 자칫 방치하다가는 신장기능을 잃는 요로결석처럼 즉각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요로는 몸 안에서 소변이 만들어지고 통과하는 신장부터 신우 요관 방광 요도(배뇨구)까지의 기관을 총칭한다. 이 계통에 돌이 생기는 요로결석이 가장 흔하다. 통상 비뇨기과를 찾는 환자의 30%가 요로결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를 알아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치료를 하지 않거나 모르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 신장기능이 손상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결석이 잘 생기는 환경은 체내 수분의 양과 관련이 있다. 동물성 지방이나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섭취하면서 물을 적게 마시는 사람이 위험군. 직업상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도 수분이 땀으로 많이 배출돼 소변의 농도가 높아지므로 결석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야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땀 외에도,강한 햇빛이 비타민 D를 활성화시켜 소변에 칼슘의 배설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칼슘은 결석의 주요 성분 가운데 하나다.
요로에 맺히는 돌의 성분은 주로 칼슘 수산염 인산염 요산 옥살염 등이다. 이런 성분은 본래 정상적인 소변에 많이 들어있는 물질이지만, 어떤 이유에 의해 그 농도가 너무 진해지면 작은 결정을 만들기 시작하고 그것이 뭉치거나 커져 돌이 되는 것이다. 이중 칼슘으로 인한 결석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결석이 생기는 원인은 식생활 습관이나 유전, 감염 등 여러 특성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같은 이유로 한번 결석이 생긴 사람에게서는 자주 재발되는 편인데, 대개는 6년 이내에,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70% 정도까지 재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요로결석이 발생한 사람은 치료후에도 재발 방지를 위해 식생활 습관을 철저히 바꾸는 것이 안전하다.
요로결석이 있으면 일단 소변이 잘 흐르지 못하고, 따라서 감염이나 통증으로 고생하게 된다. 돌이 생긴 위치에 따라 배나 허리, 옆구리가 심하게 아프다. 또는 아랫배나 외음부 등에 통증이 올 수 있다. 옆구리의 통증이 심할 때는 아이를 낳을 때 느끼는 통증과 맞먹는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신장 안에 있을 때는 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발견이 늦어진다.
전보다 소변을 보기가 힘들다고 느껴지거나 소변 볼 때 심한 통증이 있는 경우, 동시에 오심 구토 등 증상이 있는 경우도 요로결석이 의심된다.
결석의 크기가 작으면 별 치료 없이 배출될 수도 있으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결석의 크기가 지름 5mm 이하로 작고, 특별한 통증이 없다면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만으로도 80% 정도가 자연 배출된다. 하지만 언제 배출될지 모르기 때문에 확인될 때까지는 신경을 써야 한다.
요로결석의 크기가 클 때는 자연 배출을 기대하기가 어렵고, 배뇨의 불편과 통증이 크기 때문에 인공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요즘은 신체를 절개하거나 손상하지 않고 몸 밖에서 몸 안의 돌을 부숴 배출시키는 체외충격파쇄석술 같은 기술이 잘 발달돼 있다. 이밖에 내시경 치료, 약물치료 등이 필요하다. 통증이나 발열 등 증상이 있는 요로결석은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결석이 한번 발생한 사람에게서 통상 50% 이상까지 쉽게 재발되는 것은 음식이나 운동 등 생활 습관과 체질 등 특성 때문이다. 따라서 위험 요인이 있는 사람은 결석 예방을 위해 이런 습관의 개선을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표 참조).
물을 자주, 많이 마셔 소변이 묽어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손쉽고도 기본적인 대책이다. 결석의 성분이 되는 칼슘 수산 같은 성분을 지나치게 섭취하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하지만 칼슘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은 좋지 않다. ‘고칼슘뇨증’인 경우가 아니라면 칼슘 섭취 자체만으로 결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골다공증 같은 질병으로 칼슘을 공급해야 할 때는 그대로 섭취해도 된다. 분당차병원 비뇨기과 박동수 교수는 “칼슘이 너무 부족해도 요로결석 재발 방지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조언한다.
결석이 생겼을 때 맥주를 많이 마시면 일시적으로 소변량이 늘어 결석 배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결석의 예방’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지속적인 과음은 오히려 결석을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술 속에 결석을 유발하는 성분이 역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줄넘기나 뜀뛰기, 계단 오르내리기처럼 움직임이 강한 운동은 결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소화기관 중에서는 담낭과 췌장(이자)에서 생길 수 있다. 지방의 소화를 돕는 담즙이 이동하는 길에 생기는 결석을 담석증이라 한다. 담즙의 울체나 콜레스테롤의 과다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3배 정도 많이 발생한다. 자녀를 많이 출산하고 피임약을 사용하는 중년 여성, 40대 이후 비만이거나 폭음 폭식이 잦은 사람에게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담석이 생기면 배꼽을 중심으로 오른쪽 위쪽 복부에 아주 심한 통증이 느낀다. 이런 통증은 몇 분 또는 몇 시간씩 계속되는데, 하루에 몇 번, 혹은 1년에 몇 번씩 나타난다.
담석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으나 대개는 아무런 증상이나 불편이 없어(잠재성 담석 silent stone)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통증이 자주 있거나 담낭의 기능이 지장을 받거나 딱딱하게 석회화된 경우, 크기가 2cm 이상인 경우에는 내시경이나 수술을 통해 제거하는 게 좋다. 당뇨가 있는 경우에도 결석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담석을 예방하려면 육류보다는 곡류와 야채, 과일 위주로 식사를 해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식품을 줄이고 조미료, 커피, 술도 줄여야 한다.
과식을 하거나 반대로 굶는 경우에도 담석이 생기기 쉽다. 소화를 위해 분비되는 담즙의 구성 성분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허리띠나 코르셋 등으로 복부를 심하게 압박하는 습관을 주의해야 한다.
요로결석은 재발률이 절반에 이를 정도로 높다. 따라서 요로결석이 발생한 적이 있거나 가족 중 결석 환자가 있는 사람은 평소 결석을 막는 습관을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 소변량이 2리터 이상 되도록 물을 자주, 많이 마신다.
2. 자기 전에 물 한 컵을 마신다.
3. 고기를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는다. 육류를 자주 먹으면 단백질과 수산의 흡수가 증가돼 결석의 생성을 촉진할 수 있다.
4. 운동을 꾸준히 한다.
5. 짜게 먹지 않는다. 소금에 절인 생선이나 야채, 짠맛이 강한 가공식품 등을 삼간다.
6. 구연산이 많이 포함된 음식 또는 음료를 많이 마신다.
7. 과음을 삼간다.
8. 수산이 포함된 음식의 섭취를 줄인다. 콩 호두 같은 견과류, 시금치, 초콜릿, 코코아 등에 수산이 많다.
9. 과식을 하거나 굶지 않는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전우규 교수/분당차병원 비뇨기과 박동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