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맛을 내는 식품에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고추의 캅사이신과 마늘의 알린, 양파의 유화프로필 성분이 지방분해를 촉진시키거나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준다.
최근 호주에서는 ‘매운 음식을 먹으면 힘이 솟는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호주 시민 25명을 대상으로 4주 동안 매일 30g(2큰술 분량)의 고춧가루를 음식물에 넣어 먹게 했다는 것이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잠이 잘 오고, 잘 때 뒤척이지도 않았으며 일어나기가 쉬워 다음날이면 활기가 넘쳤다고 한다.
어디 그뿐인가. 매운 맛을 내는 대표적인 식품이 고추.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캅사이신 성분에는 암 발생을 억제하거나 지연시키는 뛰어난 항암효과가 있다고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국립독성연구원의 김옥희 박사는 “최근 식품의 안전성 연구 중 고추의 캅사이신이 동물실험을 통해 암 전이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회에 보고돼 주목을 받았다.
마늘의 경우에는 유방암 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와 있다. 마늘의 주성분인 ‘다이알릴 다이설파이드(DAD)’는 동맥경화증, 고혈압, 뇌졸중 예방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지나치게 매운 음식을 즐기다가는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맛있다고 매운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속이 아리거나 설사, 복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평소 소화기능이 떨어지는 등 위와 대장이 약한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위산이 과도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 고혈압 환자도 마찬가지다. 매운맛 자체가 혈압을 높이지는 않지만 매운 요리의 맛을 내는 데 소금, 설탕을 많이 쓰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만약 참기 힘들 정도로 매운 음식을 먹었다면 물보다는 우유, 요구르트를 마시거나 따뜻한 밥을 입 안에 잠시 물고 있다 삼키면 효과가 있다.
송은숙 건강 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