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은행잎만 해도 약효가 뛰어나서 혈액순환 개선제 같은 의약품의 원료가 된다. 몸 안의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고 혈압을 낮추는 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또 은행잎을 책에 넣어두면 항균작용이 있어서 좀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은행잎을 책갈피로 사용했다고 한다.
열매인 은행도 한약처방에 쓰일 정도로 건강식품이다. 볶은 은행을 꿀에 재서 밤에 오줌을 자주 싸는 아이들에게 먹이면 증상이 좋아진다. 여성의 경우에는 냉증에 도움이 되고, 술을 좋아하는 남성이라면 은행 안주를 곁들이면 술이 빨리 취하지 않고 술독이 잘 풀린다. 스태미나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감기나 천식, 오래된 기침 등 호흡기를 튼튼하게 하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상지대한방병원 사상체질의학과 김달래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몸에 좋다고 너무 많이 먹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은행에는 은행 페놀과 은행산 등의 약간의 독성이 있어서 너무 많으면 오히려 해가 된다. 지나치게 먹었을 때는 위장, 중추신경계에 피해를 줄 수 있고, 심하면 전신의 근육이 마비될 수 있다. 실제로 얼마 전 중국에서는 2백g 정도의 은행을 먹은 소년이 구토를 하고 근육이 뒤틀리며 혼수상태에 빠진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참고로 은행 10알이면 4g에 해당된다.
따라서 은행을 식용으로 먹을 때는 보통 1회에 6알 이하로 먹고, 하루에 3회 정도는 먹어도 된다. 아무리 많아도 하루에 1백개 이상 먹으면 안 된다.
또 날 것은 먹으면 안 되고 볶거나 잡곡밥에 넣어 먹는 등 익혀 먹어야 한다. 프라이팬을 충분히 달군 다음 기름을 두르고 겉껍질을 벗긴 은행을 굴리듯이 볶는다. 그런 다음 마른 행주로 비비면 속껍질이 쉽게 벗겨진다. 은행 몇 알을 꼬치에 꽂은 다음 끝에 잣을 꽂으면 술안주로도 좋다. 볶은 은행을 가루 내어 꿀, 물을 섞어 졸인 조청으로 공복에 먹어도 된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