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끼 다양한 채소를 먹어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사진=우태윤 기자 wdosa@ilyo.co.kr | ||
하지만 평소 섬유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생활을 하면 중금속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장암이나 고혈압, 비만 등의 성인병 예방에도 좋고, 장이 깨끗해지면서 피부나이까지 젊어진다. 이런 섬유질의 효능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섬유질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이제는 ‘제6의 영양소’로 불리고 있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같은 영양소와는 달리 에너지원이 되는 것도 아니고, 소화효소에 의해 분해되지도 않는 섬유질(Fiber). 그래서 소화가 잘 되지 않고, 다른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한다고 해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배추나 시금치 같은 채소를 먹을 때 쫄깃하게 씹히는 성분이 바로 섬유질이다. 사과의 펙틴이나 해조류의 알긴산도 섬유질 성분이다. 섬유질이 많은 식품일수록 질긴 것이 특징. 하지만 질기기 때문에 충분히 씹는 치아 본래의 기능을 살려준다.
“음식을 많이 씹으면 씹을수록 뇌의 혈류량이 증가해 뇌의 발달과 치매 예방에도 좋다. 또 충분히 씹으면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껴 과식을 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 식생활 전문가인 김수현 약사의 설명이다.
칼로리가 없으면서도 먹었을 때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려는 경우에는 섬유질 식품이 도움이 된다.
섬유질은 영양의 흡수속도를 생리적인 수준, 즉 치아나 위, 소장, 대장, 간장 등의 인체기관이 무리하지 않을 정도의 속도로 조절하는 역할도 한다. 영양분이 천천히 흡수되면 당분의 흡수속도가 완만해지므로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
또 몸에 해로운 각종 중금속이나 콜레스테롤 등의 유해물질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장내에서 식염나트륨과 결합해 몸 밖으로 배설, 혈압이 오르는 것을 막아주는 섬유질도 있다.
변비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섬유질이 특효약이다. 실제로 섬유질을 이용한 기능성 식품이 많이 나와 있다. 섬유질이 스펀지처럼 물을 흡수해 대변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변의 습기를 유지시켜 쾌변을 도와준다. 하지만 섬유질이 좋다고 해서 갑자기 많은 양의 섬유질을 섭취하게 되면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점차 섭취량을 늘리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적어도 하루에 8컵 정도는 마셔야 한다. 섬유질이 체내의 수분을 흡수하기 때문에 물의 양이 적으면 소화가 더디거나 소화불량이 되고, 오히려 변비를 유발하기도 한다.
섬유질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수술 후 회복기나 위장병 등으로 장을 쉬게 할 필요가 있는 환자라면 장에 부담을 주는 식이섬유는 당분간 피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섬유질 섭취량은 13g 정도. 전문가들은 하루에 25~30g 정도의 섭취를 권한다. 이것은 백미밥 21공기, 보리밥 2.8공기, 사과 9~13개, 오이 8~10개, 배추 1.2㎏, 콩나물 2.4㎏에 해당되는 양이다.
그렇다면 섬유질은 어떻게 섭취하는 것이 좋을까. 제품화된 섬유질보다는 식품을 통해 다른 여러 영양소와 함께 섭취하는 것이 훨씬 좋다.
△흰밥 대신 현미잡곡밥으로=섬유질 하면 흔히 채소와 과일부터 떠올리지만 곡물의 씨눈이나 껍질에도 많다. 예를 들어 현미에는 백미보다 섬유질이 약 4배 정도 많다. 따라서 섬유질을 잘 섭취하려면 주식인 밥부터 바꿔야 한다.
백미 대신 현미를 먹되 현미에 통밀, 차조, 수수, 기장, 통보리, 율무, 콩, 팥 등의 잡곡을 취향대로 섞어서 밥을 짓는다. 현미 50%에 현미찹쌀 10%, 차조와 차수수·통밀·통보리·율무·기장 중 3가지 이상을 섞어 30% 정도를 채우고, 팥과 콩을 10% 정도로 섞어 밥을 지으면 맛이 좋다.
△매끼 다양한 채소를 섭취한다=모든 야채에는 섬유질이 풍부하다. 양파나 오이, 브로콜리, 당근, 시금치, 양배추, 양상추, 상추, 케일, 쑥갓, 부추, 무순, 치커리 등 채소를 고추장 또는 된장에 날로 찍어 먹거나 쌈으로 먹으면 좋다.
물론 사과나 바나나, 토마토, 파인애플, 건포도, 감 같은 대부분의 과일에도 섬유질이 많지만 당분도 많아 적당히 먹어야 한다.
△해조류를 가까이 한다=김이나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도 섬유질이 풍부하다. 해조류가 미끈거리는 것은 ‘알긴산’이란 섬유질 때문이다. 알긴산은 위장의 운동을 촉진시켜 소화를 돕고, 혈압에 부담을 주는 당분과 지방을 에워싸서 대변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또 해조류에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과 마그네슘이 들어 있어서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 좋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식생활 전문가 김수현 약사,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