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약·항생제 ↔ 우유
변비약은 보통 대장에서 약효를 내도록 코팅이 되어 있다. 그런데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대장에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위에서 다 녹아버려 약효가 떨어진다. 복통이나 위경련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퀴놀론이나 테트라사이클린과 같은 항생제나 일부 고혈압 치료제도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칼슘 때문에 흡수가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이 서울대의대 약리학교실 장인진 교수의 조언이다.
□제산제·고혈압 치료제 ↔ 과일주스
알드린, 아루포스, 로겔, 노이시린 같은 제산제를 복용할 때는 특히 오렌지주스와 함께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제산제의 알루미늄 성분이 체내에 흡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포도·자몽·오렌지주스 등의 산성 과일주스나 탄산소다는 제산제가 장에 이르기 전에 위에서 먼저 녹게 만들어 버린다.
산성 과일주스는 고혈압 치료제(펠로디핀)와도 상극이다. 특히 고혈압 치료제와 자몽주스를 함께 복용하면 간 대사작용을 저해하고 혈압을 지나치게 떨어뜨릴 위험이 있다.
바나나, 치즈, 청어 등의 식품도 고혈압 치료제와 함께 복용하면 안 된다. 이들 식품에 들어 있는 타라민이라는 성분이 고혈압 치료제에 있는 파르길린 성분과 섞여 뇌졸중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기침약 ↔ 카페인 음료·차
약을 무심코 커피나 홍차, 우롱차, 콜라 등의 카페인음료와 함께 복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적지 않은 양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서 강심작용이나 이뇨작용 등으로 약효를 떨어뜨린다. 반대로 지나치게 약효가 강해져 문제가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기침약에 들어 있는 에페드린 성분은 카페인과 상극작용을 일으켜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비염·당뇨·간질약 ↔ 화학조미료
알레르기성 비염 치료제나 당뇨병 치료제 등을 복용할 때는 흰 설탕과 화학조미료를 먹지 않도록 한다. 간질환자도 전신 무력감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화학조미료를 삼간다.
□비타민제 ↔ 차
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녹차나 홍차는 비타민제나 빈혈 치료제와 맞지 않는다. 녹차나 홍차 속의 타닌 성분이 약물의 고유성분을 변화시켜 약효를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항혈액응고제 ↔ 녹황색 채소
평소에는 야채를 많이 먹는 게 좋지만 항혈액응고제를 먹을 때 녹황색 채소를 삼가야 한다. 녹황색 채소에 들어있는 비타민 K가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 녹황색 채소뿐만 아니라 비타민 K가 풍부한 간 역시 마찬가지다. 또 이런 약을 먹을 때는 계란 등 비타민 K를 소량 함유한 식품도 피하는 것이 좋다.
□피임·천식약 ↔ 흡연
여성호르몬이 함유된 피임약을 복용할 때 지나친 흡연을 하는 여성들은 혈전증이 생길 위험이 매우 높다. 장인진 교수에 따르면 테오필린 성분의 천식약을 복용할 때도 흡연은 금물이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더 많은 양의 약을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