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맥경화에 이르는 과정. | ||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압이나 혈당은 알아도 자신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또 건강검진 등으로 우연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이야기를 들어도 나타나는 증상이 없으면 별다른 주의를 하지 않는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지나치게 많거나, 부족하면 좋지 않은 콜레스테롤. 콜레스테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고 저콜레스테롤 식단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아본다.
‘콜레스테롤’ 하면 전혀 불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지는 않다. 세포막을 만들거나 유지하는 데, 그리고 여러 가지 호르몬을 만드는 과정에도 콜레스테롤이 꼭 필요하다.
우리 몸에 필요한 총 콜레스테롤 수치는 200㎎/㎗ 이하가 적당하다. 또 고밀도 콜레스테롤은 50㎎/㎗ 이상, 저밀도 콜레스테롤은 100㎎/㎗ 미만일 때 건강하다. 이미 당뇨나 고혈압, 흡연 같은 심장병에 걸리기 쉬운 위험인자를 갖고 있거나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저밀도 콜레스테롤을 70㎎/㎗까지 낮추어야 한다.
고밀도(HDL) 콜레스테롤은 혈관이나 몸속에 남아 있는 불필요한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옮겨 분해한다. 또 혈관이 찌꺼기로 막혀 있으면 이것을 청소하는 역할을 해서 ‘좋은 콜레스테롤’이라 부른다. 반면 간에 저장돼 있는 콜레스테롤을 필요한 곳으로 운반해주는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은 지나치게 많으면 안 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다.
만약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00~240㎎/㎗ 사이라면 주의해야 한다. 먼저 기름진 고기를 전보다 적게 먹고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으로 바꿔야 한다. 식습관에 신경을 쓰면 혈중 콜레스테롤을 30% 정도 줄일 수 있고(나머지 70%는 간에서 만들어지는 콜레스테롤이다),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을 절반 가까이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적당한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된다. 신진대사를 촉진해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는 효과가 기대된다.
저콜레스테롤 식단을 짜는 첫 번째 원칙은 뭐니뭐니해도 포화지방 덩어리인 동물성 지방은 물론 육류의 간·내장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비계가 없는 소·돼지 살코기, 껍질을 벗긴 닭고기 등이 좋다. 식물성 지방 역시 많이 섭취하면 안 되므로 가능하면 튀김, 볶음 요리를 삼간다. 기름에 튀길 때는 트랜스 지방산이 생성돼 나쁜 콜레스테롤을 늘리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줄인다. 해물 중에서는 새우, 전복, 오징어 등에 콜레스테롤이 많아 피해야 한다.
▲ 청국장 등 콩음식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킨다. | ||
외식을 자주 하는 경우에는 메뉴 선택이 중요하다. 송도병원 영양과 김평자 과장은 “기름기 많은 중국요리나 곱창구이 또는 전골, 해장국, 꼬리곰탕, 추어탕, 보신탕 등의 메뉴보다는 비빔밥, 한정식, 김밥, 생선구이, 초밥, 냉면 같은 메뉴를 고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식품 중에서 특히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식품은 다음과 같다.
◇콩·콩제품=콩에 들어 있는 이소플라본이나 사포닌 등의 생리활성 물질이 콜레스테롤, 혈당을 조절해 준다. 두부나 두유 같은 콩제품도 마찬가지다. 요즘에 인기가 많은 가루나 환으로 된 청국장 제품도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키고 혈전을 용해시키는 등 혈관건강에 유익하다.
◇해조류=미역이나 다시마, 톳, 김 등의 해조류에는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 예를 들어 미역의 미끈거리는 성분인 알긴산은 콜레스테롤 저하에 효과가 있고, 톳은 일본에서 혈관경화를 막아주는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야채와 과일=식이섬유가 풍부해서 혈중 콜레스테롤은 물론 혈당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된다. 신선한 제철 야채와 과일은 어느 것이든 좋다.
◇김치=주재료인 배추나 무 등에 풍부한 식이섬유가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린다. 뿐만이 아니다. 부재료로 쓰이는 고추 속의 캡사이신 성분은 혈전을 용해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240 이상이면 흔히 말하는 고지혈증 단계. 을지병원 가정의학과 손중천 교수는 “이때는 식이요법과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만으로는 수치를 낮추기 어려운 만큼 적절한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주로 간에서 콜레스테롤이 합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스타틴 제제를 많이 처방한다. 최근에는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합성을 억제할 뿐 아니라 음식물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이 우리 몸에 흡수되지 않도록 하는 약물도 쓰인다. 평소 주의를 기울여도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의사의 처방을 받고 이런 약을 쓰면 도움이 된다.
한 가지, 마른 사람이나 채식을 주로 하는 사람 중에도 콜레스테롤이 높은 경우가 있다. “유전적인 요인이 작용해 체내에서 콜레스테롤 대사에 문제가 생기면 몸 안에서 만들어진 콜레스테롤만으로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 손중천 교수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