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싶은 거 참으면 병되므니다
일본에서 다이어트의 ‘일반상식’에 정면으로 태클을 거는 의사가 등장했다. 일본 규슈대학의 명예교수이자 순환기 전문의인 후지노 다케히코 씨(68)다. 그가 새롭게 주창한 ‘북스(BOOCS) 다이어트’는 ‘Brain Oriented Obesity Control System’의 줄임말로 ‘뇌지향성 비만 조절법’이라는 의미다.
북스 다이어트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인간관계, 직업, 기후와 같은 주변 환경 등은 모두 스트레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스트레스가 일정한 한도를 넘어가면 뇌가 피로해지면서 뇌의 활동에 무리가 오게 된다. 이 상태를 ‘뇌 피로’라고 하는데, 뇌 피로가 일어나면 미각이 둔해지는 등 오감(五感)의 기능이 떨어진다. 오감 이상 상태가 지속되면 필요 이상으로 과식이나 폭식을 하는 등의 행동 이상이 오고 이것이 비만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먼저 뇌 피로를 해소하면 뇌의 활동과 함께 미각도 정상적으로 되돌아오고, 자연스럽게 몸의 상태도 좋아지게 된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요요 현상을 겪는 이유는 음식조절이나 운동 등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함으로써 뇌 피로를 유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후지노 박사의 설명이다.
북스 다이어트를 할 때는 세 가지 수칙만 기억하면 된다. 첫 번째, 건강에 이롭더라도 자신이 싫어하는 일은 하지 않아도 좋다. 운동을 싫어하거나 채소를 안 먹는 사람은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두 번째, 건강에 해롭더라도 그만둘 수 없는 일은 곧바로 그만두지 않아도 된다. 당장 술이나 담배를 끊지 않아도 된다. 단 음주나 흡연을 하면서 죄책감을 느끼면 안 된다. 뇌가 만족을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 건강에 이로우면서 자신도 좋아하는 것을 한 가지라도 시작한다. 여기에서 후지노 교수가 추천하는 방법이 ‘쾌식(快食)’이다. 좋아하는 음식을 시간을 들여 느긋하게 먹는 것이다. 생선이나 채소, 콩류, 해초 등 건강에 좋은 음식 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먹으면 좋다.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먹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뇌를 만족시키면 미각 이상이나 폭식과 같은 증상이 해소되면서 자연스럽게 살이 빠진다는 원리다. 누구라도 실천할 수 있을 정도로 놀랄 만큼 간단하지 않은가.
실제로 일본 후쿠오카 현의 공무원 공제조합에서 비만 직원들을 위해 이 다이어트를 도입한 결과 전체의 95%인 약 1400명이 성공했다는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1개월에 평균 3㎏의 감량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북스 다이어트를 하면 체중뿐 아니라 혈당치와 중성 지방이 낮아지고 몸에 좋은 콜레스테롤은 늘어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성인병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대사증후군(메타볼릭 신드롬)’도 개선된다.
강철 같은 의지력이 없어서 지금까지 많은 다이어트에 실패했다고 자책하고 있다면 지금 즉시 북스 다이어트를 해보는 건 어떨까.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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