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높은 것은 물론 치약이나 비누, 화장품 등에도 많이 들어가는 프로폴리스. 과연 어디에 좋고 별다른 부작용은 없는지 짚어본다.
식물이 세균, 바이러스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이 수지. 꿀벌은 날아다니면서 여러 식물에서 이 수지를 채취해 자신의 타액과 효소 등을 혼합해 프로폴리스를 만든다.
주로 벌집 입구와 가장자리 부분에 프로폴리스가 많다. 벌집을 만드는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벌들이 제집을 드나들 때 입구에 묻어있는 프로폴리스로 인해 내부로 균이 들어가지 못한다. ‘천연 페니실린’이라고 할 정도로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침투를 막는 강력한 항균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염증을 일으키는 프로스타글란딘을 만들어 내는 효소를 절반까지 억제하고 큐마린, 항케세르틴 등의 성분이 염증을 없애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효능을 알고 이용하기 시작한 것은 생각보다 오래 전의 일이다. 히포크라테스는 프로폴리스를 통증과 궤양 치료에 사용했고, 아리스토텔레스도 피부질환이나 상처의 감염을 막기 위해 프로폴리스를 썼다는 기록이 있다. 또 로마에서는 병사들이 전쟁에 나갈 때 반드시 프로폴리스를 휴대했다가 상처를 치료하는 데 썼다고 한다.
주성분이 플라보노이드인 만큼 활성산소의 해를 줄여주는 항산화 효과도 뛰어나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성인 남녀 34명을 대상으로 프로폴리스 섭취 전과 후를 안정시, 운동 직후, 회복 후로 나눠 혈액검사를 한 결과 혈장에서 산화 지표인 지질과산화 부산물은 20% 이상 줄었다. 반면 활성산소 제거와 적혈구 내의 항산화효소의 활성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영수 교수는 “활성산소로 인한 질환이 있거나 비타민 C·E가 필요한 경우에도 프로폴리스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활성산소 때문에 췌장의 β-세포가 파괴돼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저하되는 당뇨병, 활성산소의 산화작용으로 인해 콜레스테롤이 과산화지질로 변하면서 걸릴 위험이 커지는 동맥경화나 뇌졸중, 심근경색 등이 있다. 평소 술, 담배를 많이 하거나 지나친 운동, 스트레스에 의해서도 활성산소가 많이 생긴다.
▲ 각종 프로폴리스 제품들. 사진제공=서울프로폴리스 | ||
우리나라 사람에게 특히 많다는 위염의 원인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원대 동물자원과학대 권명상 교수팀이 헬리코박터균에 프로폴리스를 접촉시킨 결과, 세균 증식을 도와주는 유리아제 생성이 30% 이상 억제됐다.
면역력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 면역력이 높아지면 자연스럽게 감기 등 감염성 질환이나 알레르기 질환이 개선된다.
그렇다면 별다른 부작용은 없을까. 프로폴리스의 독성에 관한 연구가 계속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다행히 현재까지는 심각한 부작용이 보고된 바는 없다. 하지만 위염이 있는 경우에는 헐어있는 위벽을 자극해 배가 아플 수 있고 미열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에게 감기 예방 등의 목적으로 프로폴리스를 먹일 때는 제품에 표시된 용량을 잘 지키는 것이 좋다. 스프레이 타입을 이용하면 입 안에 2~3회 뿌려주기만 해서 편하고, 꿀이 첨가돼 맛을 좋게 한 제품도 있다.
시중에서 파는 프로폴리스 제품은 크게 국내 제품과 수입산으로 구분된다. 수입산은 뉴질랜드, 호주 외에도 브라질, 일본 등지에서 수입된 것이다. 어떤 제품이든 믿을 만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프로폴리스라도 벌집 주변의 환경이 나쁘면 질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벌집상자 주변에 어떤 나무가 많은지에 따라서도 프로폴리스의 효능이 다르고 벌집 주변에 벌레, 병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약품을 쓰면 프로폴리스가 오염될 수 있다.
플라보노이드 함량을 표시하는 PFL은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다. PFL이 15냐, 30이냐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 15보다는 30이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아서 좋은 제품이다. 또 지용성인 프로폴리스에서 좋은 성분을 뽑아내기 위해 알코올을 사용한 것이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무알코올 제품도 나왔다.
제품 형태는 프로폴리스 원액과 스프레이, 정제, 캡슐 형태 등으로 다양해 용도에 맞는 것을 고르면 된다. 원액일 때는 미지근한 물 또는 우유, 주스 등에 몇 방울을 떨어뜨려 마신다. 성인의 경우 처음에는 물 반 컵에 프로폴리스 5방울부터 시작해 15~20방울 정도씩 하루에 2~3회 마신다. 단숨에 마시지 말고 입안에서 조금씩 헹궈낸 후에 삼키는 것이 요령. 애주가들 중에는 술에 프로폴리스 원액을 타서 마셨더니 숙취가 한결 적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피곤해서 혓바늘이 돋거나 입 안이 허는 경우, 잇몸염증 등에도 원액을 바르거나 물에 몇 방울 떨어뜨려 헹구면 효과가 있다.
1~4세 유아라면 1~2방울, 5~12세는 3방울 정도부터 먹여본 후에 반응을 보고 양을 조절하도록 한다. 참고로 가격대는 캡슐, 정제의 경우 1개월분이 보통 3만~6만 원선이다. 이외에 염증이나 습진, 무좀 등에 바르는 프로폴리스 연고, 프로폴리스치약도 나와 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