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신의학병원 한방내과 고창남 교수는 “수박은 성질이 찬 식품인 만큼 열이 많은 사람이 먹으면 좋다. 하지만 평소 손발이나 배가 너무 찬 사람이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서 구토, 설사를 할 수도 있다. 한방의 체질로는 소음인 체질에 이런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만약 수박을 먹고 탈이 났을 때는 미지근한 물에 죽염을 타서 먹으면 효과가 있다. 당뇨병, 비만 등인 사람도 과당이 많아 조금만 먹는 게 좋다. 특히 저녁에 자기 전에는 많이 먹으면 비만으로 이어지므로 주의한다.
수박을 맛있게 먹으려면 냉장고에 2℃ 정도로 차게 보관했다 먹으면 좋다. 맛을 내는 성분인 과당이 저온에서 먹어야 맛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장고에서 꺼낸 수박이 너무 차서 이가 시리거나 머리가 띵하게 아픈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럴 때는 소금을 조금 뿌려 먹으면 낫고 맛도 더 좋아진다”는 게 고창남 교수의 조언이다. 일,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리고 난 후에도 수박에 소금을 조금 뿌려 먹으면 좋다.
먹고 남은 수박으로는 시원한 화채를 만들어주면 아이들이 잘 먹는다. 수박, 바나나를 비슷한 크기로 썰고 우유만 부어도 맛있는 화채가 된다. 과일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라면 ‘수박당’을 만들어 빵에 발라 먹여도 좋다. 수박의 붉은 과육을 잘게 썰어 냄비에 넣고 푹 끓여 흐물흐물해지면 체로 걸러낸다. 걸러낸 즙만 다시 끓이면 엿처럼 끈기가 있는 상태가 되면 완성이다. 이것을 소독한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는다. 신장염, 방광염이 있을 때도 마시면 효과적이다.
보통 붉은 부분만 먹지만 껍질에도 영양이 풍부해 버리지 않고 먹는 게 좋다. 깨끗이 씻어서 반찬을 만들면 아삭아삭한 맛이 마치 오이 같다. 장아찌, 피클, 샌드위치 재료로 이용하거나 다른 야채와 함께 초고추장에 무쳐 먹으면 맛이 좋다.
수박껍질로 돈 안 들이고 예쁜 피부를 가꿀 수도 있다. 여름휴가 후에 햇볕에 그을리거나 붉게 달아오른 피부 때문에 속상할 때는 수박팩을 해주면 보습, 진정효과와 함께 비타민 C가 많아 미백효과도 뛰어나다. 땀띠가 났을 때도 좋다. 하얀 수박의 속껍질 부분을 강판에 갈아서 밀가루와 3 대 1 비율로 섞어 얼굴에 고루 바르면 된다. 그런 다음 15분 정도 지나면 떼어내고 미지근한 물로 세안한다. 가벼운 화상에는 수박 속껍질을 갈아 붙이면 열감이 사라진다.
수박씨는 프라이팬에 볶아서 차를 끓여 마시면 좋다. 고혈압, 동맥경화 등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인 리놀렌산이 풍부해서 고기 등의 기름진 음식을 먹은 후에 수박씨차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수박을 고를 때는 꼭지가 마르지 않고 손으로 두드려봐서 맑은 소리가 나는 것, 줄무늬가 진할수록 당도가 높고 싱싱한 것이다. 밑을 봤을 때 구멍은 작은 것이 좋다. 애써 고른다고 골랐는데도 맛이 떨어지는 수박을 샀을 때는? 먹자니 맛이 없고, 버리기에는 아깝다. 이럴 때는 강판, 믹서에 갈아 수박주스를 만들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