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과연 그럴까. 지난 4월 일련의 미국 과학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물을 많이 마신다고 반드시 건강에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웰빙이라고 여겨져 왔지만 이는 근거 없는 속설에 지나지 않는다. 오히려 지나친 수분 섭취는 건강에 해로울 수도 있다”고 말한다.
속설 1 더운 여름철에는 특히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속설 2 성인의 경우 적어도 하루에 물 8잔(2.5ℓ)을 마셔야 한다.
속설 3 물은 많이 마실수록 건강에 이롭기 때문에 무조건 많이 마셔야 한다.
속설 4 물을 많이 마시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서 체중감량과 피부미용에 좋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물에 관한 상식들이다. 하지만 댄 니고이아누와 스탠리 골드파브 교수가 이끄는 미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연구팀은 수분섭취와 건강과의 관계를 다룬 논문들을 조사한 결과 “위의 주장들을 입증할 만한 과학적 증거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팀은 “반드시 하루에 8잔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주장하는 연구결과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덧붙이면서 물 이외에도 다른 음료수나 음식물을 통해서 수분을 섭취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8잔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물을 많이 마시면 두통이 완화되거나 체내의 독소가 배출된다는 연구 결과 역시 찾아볼 수 없었으며,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 역시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올바른 수분 섭취’란 무엇일까. 이에 대해 독일신장학협회장인 얀 갈레 박사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1ℓ의 물을 마신 후 더 이상 갈증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굳이 수분을 더 섭취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갈레 박사 역시 “물은 많이 마실수록 건강에 좋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난센스”라고 말하면서 “갈증이 나서 물을 마시는 것은 몸에 해로울 것이 없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건강에 더 좋을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안하는 건강한 성인의 하루 평균 물 섭취량은 1.5ℓ다. 다른 음식물이나 음료수를 통해서도 수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물론 반드시 이 양을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폭염으로 고생하는 지역의 주민들이나 갈증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노인과 어린이의 경우에는 신경을 써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독일 신장학협회에 따르면 일반 성인의 체내 수분 균형은 다음과 같다.
▲하루 평균 몸 밖으로 배출되는 수분의 양 : 2.6ℓ
▲하루 평균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수분의 양 : 1.1ℓ
▲하루 평균 적당한 물 섭취량 : 1.5ℓ
김미영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