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 전 총리는 강한 결단력만큼이나 불같은 성격으로도 유명했다. 이렇게 열정적인 사람들은 느긋한 사람들에 비해 혈압이 높아지기 쉽다. 게다가 정계에서 은퇴하면서 갑자기 찾아온 평온함도 그녀에게는 오히려 독이 됐다. 갑자기 긴장의 끈을 놓으면서 정신적인 균형을 잃게 된 것이다. 최근의 연구 조사에서도 일찍 은퇴한 사람들보다 늦은 나이까지 일한 사람들이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더욱 건강하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치매의 주된 원인으로는 뇌의 수축으로 인한 ‘알츠하이머병’과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생기는 ‘뇌혈관성 장애’가 있다. 치매의 예방법은 뇌 관련 질환이라는 점에서 기본적으로는 뇌졸중 예방법과 비슷하다. 전체 치매의 약 6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아직 명확한 예방법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치매에 걸린 사람과 걸리지 않은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생활습관의 차이가 드러났다.
그 결과 편지나 전화 통화를 자주 하지 않고, 외출을 잘 안 하며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적은 사람 등 사교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치매에 잘 걸리는 경향을 보였다. 뇌의 인지능력은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자극을 받는데 이런 사회적 자극이 적어지면서 뇌의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대로 치매에 잘 걸리지 않는 타입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2000년 미국에서 발표된 한 논문에서 ‘인도인의 알츠하이머 발병률이 미국인의 4분의 1’이라는 결과가 보고됐다. 그 배경에는 인도의 대표적 음식인 카레가 있다. 인도 카레에는 여러 가지 향신료가 들어가지만 그 중에서도 ‘울금(강황)’의 쿠르쿠민 성분이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 동물실험으로 밝혀졌다. 또한 머리와 손을 자주 사용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기회가 많은 사람들도 치매 발병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마작이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시켜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일본건강마작협회의 의뢰로 의료기관에서 고령자가 마작을 할 때 뇌의 혈류량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 기억을 담당하는 전두엽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프랑스에서는 매일 생선을 먹는 사람과 일주일에 한 번이나 그보다 적게 생선을 먹는 사람을 비교할 때 치매 발병률이 두 배나 차이가 난다는 조사 결과도 있었다. 고등어나 꽁치와 같은 등 푸른 생선에 함유된 DHA와 불포화지방산이 뇌의 신경전달기능을 높여 혈액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한 적포도주에 들어있는 폴리페놀의 항산화작용이 치매 억제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위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매일 생선과 카레에 와인을 곁들여 식사를 하고 친구들과 마작을 하면 치매를 상당부분 예방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 보편화되지 않은 마작을 ‘고스톱’으로 대체한다면 실천하기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듯하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