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로 빠르게 해외여행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생겨난 것이 시차 적응 문제다. 일부 조사에 따르면 국제선 파일럿의 90% 정도가 시차 적응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하니 자주 경험한다고 해서 익숙해지는 것도 아닌 모양이다.
갑자기 다른 시간대에 생활 리듬을 맞추는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지만 유난히 시차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쉽게 시차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에서 유럽처럼 서쪽으로 비행할 경우 시차가 생기더라도 시간을 버는 것이기 때문에 컨디션 회복에 별 문제가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 반대로 동쪽으로 비행할 때다. 이 경우에는 피로를 풀고 컨디션을 회복할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시차 적응이 더욱 어려워진다. 따라서 먼 거리를 여행한다면 일주일 정도 전부터 서쪽으로 비행할 때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동쪽으로 비행할 때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비행기를 타면 그때부터는 도착할 현지 시간에 맞춰 자고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비행기의 소음이나 주위 사람들이 신경 쓰인다면 수면용 안대나 귀마개를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다. 비행기에서 깨어있을 때는 커피나 차 등 카페인을 섭취하거나 조금씩이라도 걸으며 몸을 움직이는 것이 좋다. 기내식은 현지 시간에 맞춰 제공되기 때문에 입맛이 없어도 조금이라도 먹어두면 체내시계가 시차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
목적지에 대낮에 도착했을 경우 바깥을 걸으며 햇볕을 쬐면 체내시계 조정에 효과적이다. 피곤하다고 낮잠을 자면 밤에 잠이 오지 않아 오히려 피로 회복과 시차 적응이 늦어진다. 저녁 이후에 도착했다면 그대로 현지 시간에 맞춰 움직이면 된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거나 약간 술을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다음날 일어나서 뜨거운 샤워를 하면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금방 잠이 깰 수 있다.
2~3일 정도의 짧은 여행이라면 다소 불편하더라도 한국의 시간대에 맞춰 생활하는 편이 돌아왔을 때 빨리 본래 생활로 돌아갈 수 있어 효과적이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