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류를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탄수화물 중독이 유난히 많다. 한 조사에 따르면 비만 치료를 받는 여성의 75%가 탄수화물 중독으로 인한 하체 비만이라는 보고도 있다. 탄수화물 중독을 그대로 두는 경우 복부비만, 대사증후군을 유발할 수도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우리 몸속에 탄수화물이 과다하게 들어오면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호르몬이 피로해진다. 특히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정제탄수화물이 그 주범이다.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를 ‘인슐린저항성’이라고 하는데, 인슐린저항성으로 인해 복부에 지방이 쌓이면 복부비만이 찾아오고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지며 이는 당뇨병과 심장병으로 연결된다.
이런 이유에서 비만이 급증하는 원인으로 ‘정제탄수화물 섭취량의 증가’를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정제탄수화물은 탄수화물의 섬유질, 필수지방산 등을 없애버려 칼로리만 내는 식품을 말한다. 대표적인 정제탄수화물로는 설탕이나 설탕보다 훨씬 강한 단맛을 내는 액상과당이 있다. 또 흰 밀가루로 만든 빵이나 면류 식품도 여기에 속한다.
직장인들이 생각 없이 마시는 자판기 커피나 커피믹스에도 정제탄수화물인 설탕이 듬뿍 들어 있다. 스스로는 커피를 마신다고 생각하고 ‘혹시 카페인 중독이 아닐까?’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은 설탕을 먹는 셈이고 이미 설탕에 중독되어 있기 때문에 설탕 커피를 찾는 것일 수 있다.
오늘부터 1주일 동안만이라도 설탕이나 액상과당이 들어있는 식품을 모두 멀리해 본다. 1주일 동안 과자, 청량음료, 케이크, 도넛,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설탕 중독’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대신 떡이나 떡볶이 라면 스파게티 자장면 감자 고구마 옥수수 등을 평소보다 더 많이 먹거나 밥의 양이 늘었다면 탄수화물 중독일 가능성이 있다.
탄수화물 중독이라면 고탄수화물 식품을 섭취할 때는 고단백식품이나 고섬유질 식품을 함께 먹도록 한다. 밥은 흰쌀밥보다는 현미, 잡곡을 넣은 밥으로 바꾸고 간식은 고탄수화물 식품 대신 칼로리가 낮은 채소 위주로 먹는다. 체내에서 혈당을 서서히 올리는 저인슐린 식품을 먹는 것도 요령이다. 식사 후에 후식이 생각날 때는 양치질을 한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운동이나 취미 등의 방법으로 해소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꾸 단맛을 찾게 된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