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틀어진 척추와 골반을 바로잡는 추나요법이 요즘 주목받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에서 리듬체조 신수지 선수가 추나요법을 시술받는 장면. 사진제공=자생한방병원 | ||
디스크 같은 여러 가지 척추 이상이나 골반 이상을 바로잡는 데 좋은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 추나요법.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허리건강을 회복시킨 방법으로도 유명하다. 어떤 경우에 추나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고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알아본다.
추나의 효과
추나요법으로 좋아지는 질환이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물론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추나요법을 받기 전에 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척추질환 - 급·만성 요통, 목디스크, 허리디스크, 퇴행성 척추질환, 경추신경증, 염좌, 청소년기 척추측만증, 턱관절 장애, 임산부 요통, 산후통, 교통사고 편타성 염좌나 통증, 낙침(고개가 돌아가지 않는 증상).
관절질환 - 견비통, 무릎관절염, 테니스엘보, 관절 통증, 관절이 굳어 움직이지 않는 경우.
기타 - 각종 결림, 중풍 후유증으로 인한 편마비, 급·만성 근육기능 이상, 어혈, 식적, 풍, 한, 습, 외상으로 인해 전신 경락계의 기혈이 조체되면서 찾아오는 통증, 두개천골계 기능 이상, 내장 근막계 기능 이상.
자료 제공=자생한방병원디스크를 부르는 원인은 잘못된 자세나 스트레스, 교통사고, 운동 부상 등으로 다양하다. 최근엔 이 중 레저활동이나 교통사고로 인한 디스크가 증가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이 2005년 1월부터 2007년 5월까지 디스크로 내원한 환자 4만여 명을 조사한 결과, 레저 활동으로 인한 디스크는 2005년 전체 디스크 환자의 19%를 차지하던 것이 2006년 26%, 2007년(5월 현재) 28%로 꾸준히 증가했다. 교통사고로 인한 사고형 디스크 역시 2005년 3%에서 2006년 5%, 2007년 8%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반면 일상생활 속의 자세, 직업, 스트레스, 일상사고 등으로 인한 생활형 디스크는 2005년 74%이던 것이 2006년에는 66%, 2007년에는 60%로 점차 감소했다.
때문에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강도가 센 운동이나 활동으로 갑자기 근육과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특히 평소 증상이 가볍더라도 요통을 자주 경험한 경우에는 레저활동 중에 생긴 작은 부상이 디스크로 진행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만약 야외 활동이나 운동으로 허리를 삐끗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꼼짝 않고 누워 있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급성 손상, 즉 염좌가 있는 환자가 누워만 있으면 허리는 물론 등, 목까지 굳어져 버린다. 이럴 때는 가벼운 운동과 함께 추나요법을 받으면 손상된 인대를 빨리 회복시킬 수 있다.
“레저 활동이나 사고로 갑자기 발생한 척추 디스크도 침을 맞은 상태에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동작침법’으로 통증을 완화시킨 후에 추나요법으로 틀어진 척추를 바로잡는다. 그런 다음 근육과 인대의 힘을 길러주는 추나약물 요법을 병행한다”는 것이 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원장의 설명이다.
추나요법 하면 한의원에서 시술하는 수기요법으로, 비뚤어진 척추와 골반을 바로잡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척추 구조물의 간격이 좁아져 있거나 긴장된 인대와 근육을 풀어주고, 뼈와 골반 자체가 틀어진 것을 바르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추나요법의 ‘추나’는 밀고(推) 당긴다(拿)는 뜻이다. 우리가 일하다가 목이 뻣뻣할 때 고개를 상하좌우로 움직여서 풀어주는 것도 알고 보면 추나요법에 속한다.
수술 없이도 척추디스크를 비롯해 척추측만증, 요통 등 근골격계의 이상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추나요법의 장점이다. 그렇다고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진 않는다. 예를 들어 디스크의 경우 상태가 심할 때는 전문의와 상의해서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또 퇴행성 변화가 심해 뼈가 약해지거나 골암, 골절, 척추결핵, 골수염, 골수암, 급성 신경손상 환자에게는 추나요법을 시술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가끔 추나요법을 받은 뒤에 오히려 통증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일시적인 현상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디스크가 부어 있는 상태에서 뼈를 맞추면 순간적으로 디스크에 더 큰 자극이 가해져 통증이 심해지지만 대개 열흘 정도 지나면 저절로 없어진다. 만일 계속 치료하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면, 2주 동안 추나요법을 중단하면서 상태를 지켜보다가 통증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다음에 다시 추나요법을 시작한다.
추나요법으로 치료를 받을 땐 척추 신경을 직접 건드리기 때문에 믿을 만한 한의사에게 받는 것이 좋다. 한의과대학에서 추나요법 전문의 과정을 이수했거나 척추신경추나의학회에서 300시간 교육 과정을 이수한 정회원인지 확인한다.
추나요법에 걸리는 시간은 1회에 10~15분 정도. 하지만 침이나 뜸 치료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아 보통 한 시간가량 걸린다.
신준식 원장은 “추나요법으로 비뚤어진 뼈만 맞추면 부어 있는 디스크가 다시 신경을 자극해서 통증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추나약물을 복용해 부기를 가라앉히고, 근육과 인대를 튼튼하게 만들어 주면 치료 효과가 빠르고 디스크가 재발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시술 횟수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개는 10~20회 정도 치료를 받으면 좋아진다. 이렇게 반복해서 교정을 하는 것은 한번 비뚤어진 척추 뼈 주위의 근육과 인대들이 뼈를 자꾸 비뚤어진 위치로 돌려놓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쪽 다리가 짧아진 경우 추나요법으로 바로잡아 놓아도, 몸이 피곤하거나 나쁜 자세로 계단을 오르내리면 뼈가 다시 비뚤어져 다음 날에 확인하면 한쪽 다리가 짧아진 상태 그대로다.
때문에 추나요법을 받을 때는 척추에 나쁜 생활 습관과 자세도 함께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뼈에 영양을 공급하고 손상된 디스크 주변의 인대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보통 6개월가량 걸린다.
우선 야외활동이나 운동을 할 때에는 반드시 사전에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는 습관을 들인다. 스트레칭이나 맨손체조 등으로 굳어진 몸을 풀어주면 부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갑자기 허리를 삐끗하거나 엉덩방아를 찧는 등의 부상을 입었을 때 잘 대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디스크로 진행할 위험이 커진다.
허리를 삐끗해서 통증이 느껴질 때는 평평한 바닥에 누워 몸을 편하게 한 다음 냉찜질을 통해 피부를 차게 식힌다. 냉찜질을 해야 혈관이 수축되면서 뼈 쪽으로 피를 많이 보낼 수 있다. 다만 찜질을 할 때는 누르거나 주무르지 않도록 주의한다. 부기가 가라앉으면 누워 있는 상태에서 손가락과 발가락을 움직여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
허리를 다친 지 2~3일이 지나도 통증이 나아지지 않을 때는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리가 저리거나 힘이 쭉 빠지는 증상이 나타날 때도 마찬가지.
인라인 스케이트 등을 타다 심하게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에도 주의한다. 김연아 선수가 척추디스크로 고생한 것도 엉덩방아를 찧다가 꼬리뼈를 다친 게 원인이 됐다.
엉덩방아를 찧어 꼬리뼈가 아플 때도 냉찜질로 부기부터 가라앉힌다. 통증 부위를 손으로 만지는 것은 금물이다. 또 계속 부기가 빠지지 않고 움직일 때마다 꼬리뼈가 아프다면 꼬리뼈가 손상된 상태인지 검사로 확인한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자생한방병원 신준식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