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태닝 기계에서 발생되는 자외선은 자연 자외선보다 훨씬 양이 많다. 인공램프의 자외선 양이 태양광의 두 배에 달한다는 사실이 미국피부학회에 보고된 바 있다. 또한 인공 태닝에서 주로 발생되는 UV A(자외선의 일종)는 피부 탄력을 책임지고 있는 세포들을 파괴해서 탄력을 감소시키고 색소세포를 자극해 기미, 주근깨, 검버섯 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특히 자외선에 민감한 피부를 가진 사람이 인공 태닝을 하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기 쉽고, 연약한 피부일 때는 화상의 위험도 크다. 자주 반복될 경우에는 피부암에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실제로 최근 호주 퀸즐랜드 의학연구소의 연구 결과, 35세 이하의 사람들이 한 번 인공 태닝기에 들어갈 때마다 피부 멜라닌 암 발병 위험이 약 22%가량 높아지고, 자주 사용하면 피부암 발병 위험이 98%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다면 자연 햇볕을 이용하는 자연 태닝은 안전할까. 인공 태닝처럼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갈색 피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우리 피부는 적당한 자외선에 노출되면 살균 효과가 있기 때문에 여드름이나 습진, 지루성 피부염 등의 치료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또 피부 진피층의 혈액순환이 촉진되면 피하지방에 들어 있는 프로비타민이 비타민 D로 바뀐다.
하지만 자연 태닝도 인공 태닝과 마찬가지로 부주의할 경우 피부 트러블로 고생할 수 있다. 지나치게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면 1차적으로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이 생긴다. 자외선이 기저층을 통과해 피부 속으로 침투하면 ‘멜라닌 색소 세포’가 증가해 기미나 주근깨, 잡티 등이 생긴다.
이뿐만 아니다. 자외선이 피지선을 자극해 피지 분비량이 늘면 모공 속의 죽은 세포나 세균, 먼지 등이 모공을 막아 버린다.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박테리아 성장이 촉진돼 여드름이 있는 사람은 더 심해질 수도 있다.
남들보다 피부가 민감한 편이라면 선탠오일 등이 햇빛에 작용해 광독성 혹은 광알레르기 반응으로 고생하기도 한다. 이때는 가려움증이나 색소 침착, 붉은 발진 등이 나타난다. 또 피부의 수분을 빼앗겨 건조해지고 주름이 생기는 등 피부 노화가 촉진된다.
이처럼 잘못된 태닝으로 인해 피부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 태닝을 할 때는 먼저 자신의 피부 상태부터 잘 살펴야 한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여드름이나 아토피성 피부염, 단순포진 등이 있거나 광선으로 인한 알레르기, 피부염을 앓았던 적이 있을 때는 태닝으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며 “때문에 인공이든 자연이든 태닝 자체를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어떤 방법이든 태닝 전에 목욕으로 각질을 제거하는 것이 피부를 고르게 태우는 요령이다. 목욕 후에는 보습제를 발라 수분 증발을 막고, 화상이나 염증 등을 예방하기 위해 자외선 차단제도 잘 바른다. 적당히 그을린 갈색피부를 만들고 싶다면 차단지수(SPF)가 8~10 정도인 차단제가 좋고, 조금만 태울 생각이라면 15 정도의 제품을 사용한다. 다른 부위보다 잘 타는 이마나 콧등, 귀 뒤 등은 차단지수가 30 정도로 높은 것을 발라준다.
태닝 후에는 남아 있는 태닝 오일 때문에 얼굴이나 가슴, 등 부위에 여드름이 생길 수 있으므로 깨끗이 씻어낸다. 그런 다음 온몸에 보습제를 바른다.
태닝 기계를 이용해 인공 태닝을 할 때는 보다 믿을 만한 곳에서 받는다. 외국에서는 인공 태닝에 관한 규제가 있어 적정시간이나 최대노출량 등을 지켜 비교적 안전하게 시행된다. 하지만 국내는 아직까지 별다른 규제가 없다.
“가능하면 피부관리실, 실내 선탠실보다는 의료용 자외선 선탠기를 가진 병원에서 받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 최광호 원장의 설명이다.
또 인공 태닝을 하기 전에 광알레르기 테스트를 받는 것이 좋다. 사람마다 빛에 대한 반응 정도가 다르다. 복용하는 약 때문에 광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도 있다. 염색약이나 항생제, 이뇨제, 혈당감소제 등의 약이 바로 그것이다. 임신 중인 여성이나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은 태닝을 하고 나면 여성호르몬의 작용으로 기미, 주근깨, 잡티 등이 더 많아진다.
별도로 테스트를 거치지 않고 인공 태닝을 할 때는 미리 여러 회를 끊지 않는다. 테스트 삼아 1회를 해본 다음에 더 태닝을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요령이다. 인공 태닝의 횟수는 하루 10분씩 일주일에 2회 이내로 한다.
태닝 효과가 있는 화장품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자외선과 상관없이 피부에 파운데이션처럼 색을 칠하거나 표피만 염색하는 제품들이다. 간편한 방법이지만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1~7일 정도로 짧다. 단, 피부에 염증이 있거나 민감한 피부는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역시 건강한 피부에만 사용한다.
◆ 자연 태닝
자외선차단제를 바른 다음 선탠 오일을 골고루 발라서 일광욕을 하는 방법이다. 요즘에는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으면서 보습 성분까지 함유된 선탠 제품들도 나와 있다.
햇볕에 직접 노출되는 시간은 30분 이내로 한다. 5분 동안 일광욕을 했다면 그늘에서 10분 쉬는 방법으로 여러 번 반복한다. 갑자기 햇볕에 피부를 오래 노출시키면 일광화상의 위험이 있으므로 시간은 조금씩 늘려가야 한다. 이때 자외선이 너무 강한 오전 11시~오후 3시는 피하는 것이 좋다. 직사광선보다는 파라솔 아래에서 반사되는 빛을 이용해서 태닝을 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맑은 날보다는 오히려 흐린 날이 태닝을 하기에 좋다. 구름이 자외선 B를 차단해주기 때문에 일광화상을 입을 염려가 적다. 피부를 고르게 태우려면 자세를 수시로 바꿔주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피부가 당기고 따갑게 느껴지면 바로 태닝을 멈춘다. 강한 자외선에 일광화상을 입기 시작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