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플루는 37.8℃ 이상의 열에 콧물 인후통 기침 등이 동반돼 일반 감기나 독감과 구분하기가 어렵다. 사진은 체열을 체크하는 신종플루 열감지기. 청와대사진기자단 | ||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학교에 다녀오더니, 콧물, 기침은 전혀 없는데 갑자기 열이 나고 기운이 없었다. 걱정되는 마음에 주부 B 씨는 바로 소아과를 찾았다. “일단 목감기로 보이니 약을 복용하고 좋아지는지 보자. 신종플루인지 여부는 지정병원에서 검사를 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는 말을 듣고 감기약을 처방받았다. 일단 열이 나니 신종플루일 경우를 대비해 학교도 며칠 쉬었다. 다행히 아들은 1주일이 지난 후에 말끔히 나아서 다시 학교에 갈 수 있었다.
요즘에 가장 흔한 질환은 감기. 감기 바이러스가 침투해 비강이나 인두, 후두, 기관지, 폐 등 호흡기에 급성 염증이 생기지만 잘 낫는 편이다. 보통 한번 감기에 걸리면 짧게는 2~3일, 길면 10~14일 정도 간다. 감기 증세가 심하고 오래 갈수록 저항력이 그만큼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감기 바이러스는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을 비롯해 수천 종이 넘는다. 독감 예방 접종은 있어도 감기 예방 접종이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원인 바이러스에 따라 코감기나 목감기, 기침감기 등으로 다양하고 열, 오한을 보일 수도 있다.
◇대책=감기에 걸릴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가벼운 감기라면 약이나 주사를 맞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낫는다. 을지대학병원 호흡기내과 한민수 교수는 “하지만 증상이 수그러들지 않고 1주일 이상 갈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아직까지 뚜렷한 감기 치료제는 없고 푹 쉬면서 대증치료를 한다. 콧물이나 기침, 열 등 해당 증상을 없애는 것이다. 감기약을 처방할 때는 바이러스가 원인이므로 항생제를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만 중이염, 축농증 등 합병증이 있을 때는 항생제를 쓴다.
유자차나 레몬차 등은 수분과 함께 저항력을 키워주는 비타민 C를 함께 섭취할 수 있어서 좋다. 또한 감기바이러스 감염으로 파괴되는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해주는 식사가 좋다. 예를 들어 닭죽은 소화가 잘 되고 단백질, 수분 보충에 좋은 음식이다.
독감 하면 ‘심한 감기’로 아는 경우가 많지만 감기와는 원인 바이러스 자체가 다르므로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폐에 침투해 1~5일의 잠복기를 거친 다음 열, 두통, 근육통, 인후통, 마른 기침 등을 보인다. 특히 고열과 갑자기 발생하는 근육통, 피로감을 보인다는 점에서 감기와 차이가 있다.
보통 매년 11월말부터 다음해 4월 사이에 독감이 많이 발생한다. 영유아나 65세 이상 노인, 만성 심장병·신장병·폐질환이 있으면 폐렴으로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책=역시 휴식을 취하면서 필요하다면 약을 복용한다. 오소믹소 계열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치료제가 개발돼 있다. 수분을 잘 섭취하고 실내 온도에도 신경 쓴다. 공기가 차가우면 기도내의 바이러스가 잘 증식하므로 따뜻한 실내 온도를 유지한다.
한 가지, 감기나 독감 증상이 오래 가는데도 약국에서 종합감기약만 사먹으면서 버티다가는 숨은 질병을 키울 수 있다. 예를 들어 여성들에게 많은 류머티즘성 관절염 역시 열이 나면서 근육통, 피로감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미리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면 예방이 가능하다. 65세 이상의 노인과 만성 질환자, 5세 이하 어린이는 매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다만 백신의 효과는 70~90% 정도이고, 6개월 정도만 효과가 있다. 백신을 맞은 지 2주가 지나면 항체가 생기기 시작하므로 10월에 한 번 접종하면 다음해 봄까지 유행하는 독감을 예방할 수 있다.
사람의 인플루엔자와 돼지, 조류의 인플루엔자가 돼지에서 섞이면서 훨씬 강한 바이러스로 변종된 것이 신종플루. 감염되면 37.8℃ 이상의 열과 콧물, 인후통, 기침 등으로 일반 감기나 독감 증상과 비슷하므로 구분이 어렵다. 신종플루인지는 바이러스 확진검사를 해야만 알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오심, 무력감, 식욕부진, 설사, 구토 등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요즘 학교나 학원 등에서 신종플루 확산을 막기 위해 아이들 체온을 재는 곳이 많은데, 단순히 열이 나는 증상만 가지고 신종플루로 볼 수는 없다. 단순한 열감기이거나 결핵, A형 간염, 갑상선기능항진증,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질환으로 인해 열이 나는 경우도 있다.
◇대책=신종플루에 감염돼도 초기에 잘 치료하면 좋아진다. 37.8℃ 이상의 열이 나면서 콧물 또는 코막힘, 인후통, 기침 중에 한 가지 증세라도 있을 때는 병원을 빨리 찾는 것이 좋다. 특히 기관지염이나 천식 등 다른 질환을 앓고 있거나 임산부, 59개월 이하 영유아,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폐렴 같은 합병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 투여나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한민수 교수의 설명이다. 당뇨병이나 폐질환, 심장병, 신장병, 에이즈, 암 등 만성질환이 있는 환자도 폐렴, 급성 호흡부전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평소 불규칙한 식사로 영양이 불량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신종플루가 의심될 때는 고개를 돌려서 기침을 하고 마스크를 쓰는 등 기본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감기나 독감, 신종플루를 미리미리 막으려면 평소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건강한 습관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면역력이 강한 사람은 신종플루에 감염되더라도 적절한 휴식과 치료를 통해 잘 이겨낼 수 있다.
식습관에서는 고른 영양을 섭취하되, 매끼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잘 섭취하는 것이 좋다. 물도 충분히 마시는 게 좋다. 점막이 건조하면 바이러스가 잘 침투하고, 증상이 오래 간다.
개인위생에도 신경 쓴다. 외출 후 귀가하면 손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도록 한다. 씻지 않은 손으로 눈, 코, 입을 만지는 것은 피한다. 손을 깨끗이 씻는 것만으로도 신종플루를 비롯한 전염병의 70%는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손은 하루에 최소한 8번은 씻는 것이 좋다. 사람의 손에 감염된 바이러스는 3시간 이상 활동하기 때문이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을지대학병원 호흡기내과 한민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