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의대 채수완(약리학)·박태선(내분비내과) 교수와 이 대학 차연수 식품영양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5월 비만인 성인 남성 180명을 모집한 뒤 된장·고추장·청국장 세 그룹으로 나눴다. 각 그룹은 다시 장류군과 가짜장류군 두 그룹으로 분리했다. 그런 다음 참가자와 의료진 모두 실험이 끝날 때까지 누가 진짜 장류군인지 모른 채 장류군은 12주 동안 고추장, 된장, 청국장을 매일 31.8g, 9.6g, 26.1g씩 환으로 섭취했다(각각의 장 분량은 일반인이 하루에 섭취하는 양과 유사하게 정한 것이다). 가짜장류군은 장류 환과 중량, 칼로리, 맛, 모양이 비슷한 가짜 환을 섭취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건강상의 변화를 체크하기 위해 4주에 한 번씩 참가자들의 심전도, 복부지방 컴퓨터단층촬영(CT), 대사증후군 검사, 혈액검사 등을 받았다.
그랬더니 가짜 장류군은 건강에 유익한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건강이 나빠진 반면, 진짜 장을 섭취한 그룹에서 건강에 유익한 변화가 나타났다. 장의 종류별로 효능은 조금씩 달랐다. 우선 된장환을 섭취한 그룹은 내장지방이 크게 줄었고, 소금 때문에 혈압이 올라갈 것이라는 걱정과는 달리 혈압에 별 변화가 없었다. 발효 과정에서 만들어진 펩티드라는 단백질이 소금의 혈압 상승작용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청국장환을 먹은 그룹은 근육량이 크게 증가하고 혈당 조절능력을 반영하는 혈중 당화알부민 수치가 떨어졌다. 이 수치가 낮아지는 것은 당뇨병이 호전되고 있다는 뜻이다.
고추장 그룹은 고지혈증의 원인인 중성지방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이 혈액 중의 중성지방을 제거하고, 세포 내의 지방을 잘 태우기 때문.
이 같은 장의 효능을 살리려면 먹는 방법도 중요하다. 된장에 들어 있는 소금이 걱정된다면 국이나 찌개로 먹으면 생된장의 80~90%의 효과를 보면서 염도는 4분의 1 이하로 낮출 수 있다. 체중은 늘지 않으면서 근육량을 증가시키려면 청국장이 좋은데, 가능하면 끓이지 않고 먹는다. 찌개나 국에 청국장을 넣을 때는 5분 이내로 끓이는 것이 좋다. 고추장의 경우 6개월~1년은 숙성된 것이 효능이 좋고, 비타민이 부족하므로 신선한 채소와 함께 먹으면 궁합이 잘 맞는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