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개를 잘 고르려면 건강베개의 조건부터 잘 알아야 한다. 우선 베개는 심장보다 머리를 조금 높게 받쳐주고 목의 커브를 무리 없이 지지하면서 바닥과 목 사이의 틈새를 메워주는 것이 가장 좋다.
베개의 높이는 반듯하게 누워 잘 때는 6∼8㎝가 적당하고, 옆으로 잘 때는 어깨 높이를 고려해 2㎝ 정도 높이는 것이 좋다. 이것보다 베개의 높이가 높으면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것은 물론 목이 자주 뻐근하고 뭉친다.
“예로부터 ‘고침단명’이라는 말도 있는 것처럼 계속 높은 베개를 베는 경우 자세가 나빠지고 척추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정주화 율한의원 원장의 조언이다.
또한 베개의 폭은 어깨 너비 정도가 알맞다. 너무 폭이 좁은 베개를 이용해도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베개 속에 들어가는 속재료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요즘은 황토나 숯 등 천연 재료로 만든 각종 기능성 베개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 이미 효능이 입증된 재료를 활용한 제품으로 고르되, 만드는 과정에서 유해 성분이 들어가거나 효능이 떨어지지는 않았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황토볼을 넣어 만든 베개 중에는 순수하게 황토만 이용해서 만든 것이 있는가 하면 황토볼을 단단하게 만들기 위해 유약이나 다른 성분을 넣는 것들이 많다. 전자보다는 후자가 아무래도 효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황토베개의 경우 자동으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고 냄새를 없애며 해독, 살균작용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방출돼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개운해진다고 한다. 원적외선은 세포의 생리작용을 활발하게 만들고 열을 발생시켜 노폐물 배출, 면역력 증진에 좋다. 부교감 신경에 영향을 주는 음이온은 기분을 안정시키고 몸의 긴장을 이완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숯 역시 원적외선과 음이온이 나오기 때문에 기능성 베개의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공기정화 효과가 뛰어나 아이들 공부방이나 서재, 침실에 숯을 두는 경우도 흔하다. 또한 숯으로 목욕을 하면 피부가 한결 촉촉하면서 부드러워지고, 해독작용으로 인해 아토피 피부에도 도움이 된다.
정주화 원장은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라면 팥이나 메밀처럼 성질이 찬 속재료를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팥을 넣을 때는 벌레가 먹거나 조각난 것을 골라내고 깨끗이 씻어서 말려두었다가 이용한다. 하지만 팥은 영양이 많아 벌레가 생기기 쉬우므로 햇빛에 자주 말려야 오래 쓴다. 잘 관리하면 2년 정도 쓸 수 있다.
메밀베개는 오래 사용하면 껍질이 부서져 가루가 날리는 것이 단점이다. 2개월에 한 번씩 메밀껍질을 씻어 말린 후 다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외에 허브를 건강베개의 속재료로 쓰기도 한다. 특히 로즈마리 잎을 넣어 만든 베개는 스트레스 해소에 좋고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크다. 감기, 두통으로 고생할 때도 좋다. 파인애플과 비슷한 향기가 있는 캐모마일은 불안, 불면증을 진정시킨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좋은 베개라고 해도 관리가 중요하다. 자면서 흘리는 땀이 흡수되는 베개는 잘못 관리하면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장소가 된다. 때문에 아무리 좋은 베개라도 베개커버는 1주일에 1회 이상 섭씨 55℃ 이상의 뜨거운 물로 세탁하고, 베갯속은 1주일에 한 번은 베개커버를 벗긴 채 30분 이상 햇빛에 말리는 것이 좋다. 1분 이상 방망이로 세게 두드리면 베개에 묻은 먼지나 비듬, 집먼지진드기 등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
스팀청소기로 베개·매트리스를 살균소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방바닥처럼 빨리 습기가 증발되는 곳은 문제가 없지만 습기가 스며들기 쉬운 베개나 매트리스 등에 사용하는 것은 주의한다. 보통 스팀청소기의 온도를 130~160℃로 맞춘 뒤 2~3분간 분사하면 베개 속을 축축하게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해충을 박멸할 수 있다. 물론 스팀청소기로 소독한 후에는 바로 장롱에 넣지 말고 잠시 햇볕에 말려야 한다.
송은숙 건강전문 프리랜서
도움말=정주화 율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