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관련 채권을 인수관리중인 자산관리공사는 김 전 회장의 재산환수를 위해 김 전 회장 소유임을 확인해 달라며 경기도 아도니스 골프장과 서울 방배동 대지에 대해 서울지법에 소유권 확인소송을 냈었다. 아도니스 골프장과 방배동 땅은 각각 김 전 회장의 부인 정희자씨와 아들인 선협, 선용씨 명의로 돼 있었던 것.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재판장 조희대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씨 등이 적법하게 증여세를 내고 골프장을 받았으며 증여가 이뤄진 시기도 대우 위기 이전인 데다 금액도 그다지 크지 않아 증여를 가장한 명의신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측의 자료만으로는 김 전 회장측이 재산을 빼돌리기 위해 증여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로써 김 전 회장의 가족들은 공식적으로는 경주 힐튼호텔과 아도니스 골프장 등을 건지게 된 셈이다.
정희자씨는 현재 필코리아리미티드 회장으로 일하고 있다. 대우개발이 이름을 바꾼 필코리아리미티드는 이후 퍼시픽 인터내셔널이라는 외국계 법인 소유로 넘어가는 형식상의 변화가 있었지만, 정씨가 과거 대우그룹 시절부터 세웠던 서울 소격동의 선재아트센터를 관리하고 있고, 경주 힐튼호텔을 관리하고 있어서 사실상 정씨 소유로 여겨지고 있다.
또 지난 99년 싱가포르계 외국 회사에 넘어간 서울 힐튼호텔도 과거 김 전 회장이 사용하던 23층의 펜트하우스는 외국계로 넘어간 이후에도 계속 비워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외국계 자본의 실체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