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천 의원(왼쪽), 장윤석 의원 | ||
지난 12월3일 국회 법사위에서는 열린우리당의 최재천 법사위 간사가 56년을 끌어온 국가보안법의 폐지안 상정을 위해 법적 타당성을 강변하며 특유의 속사포를 쏟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최 의원이 ‘일장연설’의 절정에 오르던 순간, 한나라당 법사위 간사 장윤석 의원이 갑자기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해 최 의원의 말을 끊어버렸다.
김이 새버린 최 의원은 ‘분위기 다 깨버린’ 장 의원을 원망하며 긴 말에 마침표를 찍어야했다. 이렇듯 최재천 장윤석 의원은 법사위 간사로서 국보법을 둘러싼 여야 전쟁의 최선봉에 서서 치열한 싸움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출신 배경이나 행동 스타일은 너무 달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 의원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전남대 법대를 졸업한 뒤 의료사건 전문변호사로 명성을 쌓아왔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문변호사로 위촉돼 활동하는 등 민주당 및 열린우리당 핵심부와도 밀접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민변에도 가입해 교육위원장을 역임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장윤석 한나라당 의원은 경북 영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법무부 검찰 3과장, 대검 공안기획관을 거쳐 출세의 관문이라는 법무부 검찰국장까지 지내는 등 엘리트 코스를 두루 거쳤다. 그러나 노무현 정권 출범 뒤 강금실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그의 출세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2003년 3월 강 장관의 서열파괴 인사로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지만 17대 총선을 통해 ‘재기’ 했다.
특이한 것은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서는 그리 나쁜 감정이 없다는 것.
최 의원은 장 의원에 대해 “워낙 실무 경험이 많고 대한민국 법무부 최고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까지 지낸 분이기에 사물을 보는 눈이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라는 것은 장 의원의 큰 장점이라고 본다”며 장 의원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다.
장 의원의 최 의원에 대한 평가는 더욱 후한 편이다. 그는 “최 의원은 우리 법사위 제일 막내인데도 아주 유능하다. 변호사 시절 의료분야에 전문성을 갖추어 돈도 많이 벌었다고 하더라. 매사에 추진력이 있고 능력도 있고 언변이 뛰어나 장래가 촉망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장 의원은 “사석에서는 ‘아우가 형을 그렇게 쪼으면 안 된다’며 은근히 몰아세우기도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