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은 과거 야당 총재 시절부터 고향인 거제도산 멸치를 주로 선물했다고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본인이 직접 휘호를 써서 세배객들에 선물을 주는 등 꽤 신경을 썼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정계를 오랫동안 주름잡던 노정치인들답게(?) 방문객들과 과거를 많이 회상한다고 한다.
그런 가운데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독특한 설날 ‘선물’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신정 때 전 전 대통령 자택인 연희동 집을 새해 인사차 방문했던 지자체단체장 A씨의 전언에 따르면 이렇다.
A씨가 인사를 마치자 전 전 대통령이 덕담 한마디를 하려고 할 때였다. 곁에 있던 이순자씨가 전 전 대통령에게 “행운의 종 한 번 울려 드려야죠”라고 하자, 전 전 대통령은 “오, 그러지” 하며 리모컨을 찾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어딘가를 향해 리모컨을 작동시키자 한쪽에 놓여져 있던 작은 전자종에서 실제 은은한 종소리가 울려퍼지더라는 것. 이 신비한(?) 전자종을 처음 봤던 A씨는 독특한 전 전 대통령의 덕담 인사법이 꽤 인상 깊었던 모양이다.
전자종은 국보급 종들을 축소한 형태인데, 최근 중소기업체의 개발로 상품화된 이후 시장을 통해 제법 많이 팔려 나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격은 종류마다 차이가 크지만 20만~30만원대가 가장 일반적이라고.
한편 이와 같은 전 전 대통령의 독특한 새해 인사법을 전해들은 몇몇 정계 인사들은 “나도 한번 들으러 가야겠다”면서도 “최근 이어지는 과거사 정국이 연희동 종소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고 한마디씩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