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24일 고 이은주의 장례식장에서 오열하는 전인권. 임준선 기자 | ||
그런데 두 사람은 어떤 계기로 친분을 갖게 되었을까. 바로 송지나 작가가 이들의 ‘첫만남’을 주선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이은주는 지난 2000년 SBS 드라마 <카이스트>에 출연했을 당시부터 전인권과 알게 돼 이후 친구로 지내왔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의 만남을 있게 한 장본인은 송지나 작가였다는 것.
<카이스트>를 집필했던 송지나 작가는 어느 날 촬영 뒤풀이 장소에 전인권을 ‘초대’했다. 송지나 작가는 양희은 전인권 등과 이전부터 남다른 친분을 나누고 있던 터였다. 당시 송 작가는 이은주에게 “너 ‘들국화’ 모르지?”라며 80년대를 풍미했던 그룹 ‘들국화’에 대해 알려주며 전인권을 소개했다고. 그 날 전인권을 만난 뒤 ‘열성팬’이 되어버린 이은주는 그의 콘서트마다 열심히 관람을 했고, 전인권이 출연했던 미사리 등지의 라이브 카페에까지 직접 가서 ‘응원’하는 정성을 보였다고 한다. 이은주와 몇몇 친구들은 전인권의 집에 놀러가 그가 직접 피아노를 치고 노래하는 라이브 무대를 감상하는 자리도 가졌었다고 한다.
2002년 이은주가 출연했던 영화 <연애소설>에 전인권의 노래 ‘내가 찾는 아이’가 삽입된 것도 바로 이은주의 ‘강력추천’ 때문이었다. 당시 이은주는 “OST에 전인권의 노래를 넣어주면 출연하겠다”는 얘기까지 건넸을 정도로 전인권의 열렬한 팬이었다고 한다. 당시 영화 속에서는 손예진이 ‘내가 찾는 아이’를 부르는 장면이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4년엔 전인권이 이은주가 출연한 <안녕!유에프오>에 직접 ‘가수’ 역으로 등장해 연기를 펼치기도 했는데 이 또한 이은주와의 ‘인연’ 때문이었다. 이처럼 이은주와 친구 이상의 남다른 사이로 지냈던 전인권은 그의 갑작스런 자살 앞에서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을 터. 전인권은 “내가 좀 더 보살폈어야 했다”며 회한의 눈물만 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