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대표는 4·25 재보선에서 참패한 후 강창희 전여옥 최고위원이 잇따라 사퇴한데다 이재오 최고위원 마저 강 대표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곤경에 빠졌다. 더구나 자신의 선거구인 대구 서구에서 과태료 대납 사건으로 사무실 압수수색까지 벌어져 안팎으로 괴로운 처지에 처해 있었다.
강 대표는 이런 상황을 두고 “20년 정치인생중 가장 힘들고 고민이 많았던 시간”이라고 토로하기도 했으며 지난 3일 열린 참씨앗 봉사단 창립선언식에서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책임론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극적으로 성사된 두 대선주자의 회동에 강 대표가 기뻐한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이러한 기쁨도 잠시, 회동이 끝나자 강 대표의 얼굴은 다시 어두워졌다. 두 대선주자가 회동에서 한치의 양보도 없이 공방을 벌였기 때문이다. 이 전 시장은 “대운하는 대정부 사기극이라는 말이 나와 있던데 (박 전 대표측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에서 한 말인 줄 알았다”고 지적했고, 이에 박 전 대표는 “애 못 낳은 사람이라는 발언을 하지 않았느냐”고 노골적으로 맞섰다는 것.
강 대표는 이번 4자회동이 한줄기 빛이 되기를 희망했지만 한나라당 경선 룰을 둘러싼 ‘빅2’의 갈등이 언제 그의 목을 조를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