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정 부회장에게 한마디라도 더 듣기 위해 기자들은 대표 질문자를 선정하는 등 부산했다. 민감한 질문을 먼저 할 경우 정 회장이 답변을 거부하고 회의장으로 입장할 우려가 있어 질문 순서까지 세심하게 배려했다.
회장단 중 맨 마지막으로 도착한 정 회장은 영빈관 입구까지는 인사를 하고 여유 있게 웃으며 들어왔다. 순간 사진기자들이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앞에 비켜! 비켜!” 고함을 지르며 플래시 세례를 퍼부었다. 취재현장에선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상황. 그러자 정 회장은 안색이 변하며 질문공세 뿌리치고 회의장으로 들어가 버렸다. ‘좋은 날’이니만큼 한마디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기자들은 입맛만 다셔야 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고함소리 때문에 하실 말씀도 못하고 들어가셨다”고 밝혔다. 아마도 검찰에 출두할 때의 악몽이 되살아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성로 기자 roile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