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계기는 6월 15일의 충북민언련 언론학교 강의에서 비롯됐다. 이날 강사는 노사모 대표를 지냈던 영화배우 명계남 씨였고 주제는 ‘명계남이 본 한국 언론’이었다. 지난 3월 <조선 바보 노무현>을 출간, ‘안티 조선’의 성향을 분명히 한 바 있던 명 씨의 이날 강의 내용도 주로 <조선일보>에 대한 비판과 함께 언론개혁운동의 필요성이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충북일보>가 이날 강의 발언을 빌어 6월 18일자 신문에서 ‘명 씨, 조선일보 테러 영화 준비 중’이라는 보도를 한 것이 시비의 발단이 됐다. 당시 보도 내용은 ‘명 씨가 문성근 문소리 등이 출연하는, 조선일보를 테러하는 내용의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명 씨는 이 영화의 줄거리에 대해 “한 남자에 의해 여중생이 자살을 하게 되는데 이 남자를 조선일보가 돈을 받고 감싸준다. 그 때문에 죽은 여중생의 친구들이 앙심을 품고 조선일보를 테러하게 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는 것.
이에 대해 충북민언련은 20일 ‘명 씨가 확정된 내용을 가지고 발표를 한 것이 아니라 강연을 하면서 자신의 생각들을 자유롭게 이야기한 것이며, 강연이라는 특성상 청중들에게 편안하고 재미있게 (여러 가지 예를 들어) 이야기한 내용이었다’라고 반박했다.
이후 여기에 대한 <충북일보>의 반격과 민언련의 또 다른 재반격이 이어지면서 양측의 보도 진위 공방은 점차 ‘단체 헐뜯기’ 양상으로 가열되고 있다.
당시 강연장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날 명 씨는 “언론개혁이 대단히 중요한데 내가 잘 할 수 있는 게 영화니까 영화로 언론개혁운동을 할 생각이다. 시나리오도 여러 가지 구상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강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언변이 뛰어난 명 씨가 자신의 향후 영화 구상에 대해 너무 ‘실감나게’ 소개한 것이 이 같은 해프닝을 낳은 것 아니냐”는 의견과 “언론이 다소 흥미 위주로 보도하려다 보니 무리수가 뒤따른 것”이라는 분석 등이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어쨌거나 배우 명 씨의 강연 내용이 ‘실감나게’ 전달된 것만큼은 분명한 듯하다.
감명국 기자 kmg@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