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소시민을 연기한 박철민의 말이다. 광주에 살고 있던 중학생 박철민은 1980년 5월 18일 바로 그곳에 있었다. 이것이 광주와 그의 첫 번째 만남이었다. 대학에 진학해 5·18 광주 민주화항쟁의 진실을 알게 되면서 접한 두 번째 광주는 그를 분노하게 만들었고 민주화 투쟁의 길로 이끌었다. 그는 영화계로 활동 영역을 옮긴 뒤 영화 <화려한 휴가>를 통해 다시 그날의 광주와 마주했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1980년 5월 18일부터 열흘간 광주에서 벌어진 민주화항쟁의 역사적 비극을 소시민의 시각에서 바라본 작품이다. 극중 박철민은 5·18 항쟁이 시작되자 어린 아들과 부인을 뒤로하고 시민군에 합류하는 ‘인봉’ 역을 맡았다.
박철민은 “이 영화에 출연하면서 세 번째로 만난 광주는 슬픔에 잠긴 잿빛이 아니라 눈부시게 찬란한 모습이었다”며 “10일 간의 해방 광주에는 물론 눈물과 아픔도 있었지만 우정과 사랑, 노래와 춤도 함께 있었다는 걸 깨닫게 해줬다. 그래서 이 영화가 나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고 소감을 전했다.
홍재현 객원기자 hong927@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