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6∼07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들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퍼거슨 감독과 박지성 선수.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 ||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의 선수단. FC서울과의 친선 경기에서 4-0 완승을 거두며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의 위용을 마음껏 뽐내고 돌아간 선수들이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 또한 많은 관심과 화제를 뿌리고 출국했다.
맨유 방한 기간 중 선수단 수송을 맡았던 정성훈 기사(금호고속)는 선수들보다 퍼거슨 감독의 철저한 선수 관리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물도 자신이 직접 확인하지 않은 물은 못 마시게 했다. 차에 실은 물도 개수를 일일이 세어본 후 나중에 또 세어 보더라. 버스에 실은 트렁크를 꺼낼 때 내가 도와주려 하니까 손도 못 대게 했다. 자신이 직접 꺼내서 일일이 확인한 후에 이동시켰다.”
“난 아무 생각 없이 올라와서 보라고 말했는데 퍼거슨 감독이 어디서 나타났는지 갑자기 버스 안으로 들어와선 선수들이 타는 버스에 절대로 외부인이 출입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60을 훌쩍 넘긴 나이에 맨유를 20년 넘게 지휘하는 명감독 퍼거슨이지만 선수를 위해서라면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헌신적으로 뛰어다니며 관리하는 모습은 그가 왜 선수들로부터 ‘감독’이 아닌 ‘아버지’로 불리는지를 알게 해 준다.
정 기사는 “내가 태웠던 25명의 선수들 몸값을 모두 합하면 1조 원이라고 하더라. 이번처럼 운전하면서 긴장됐던 건 처음이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영미 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