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의원은 이날 마지막 순서로 단상에 올라 “한나라당을 위해 11년 동안 일한 게 고작 당원 지지율 1%냐”며 섭섭함을 표출했다. 그리고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나 서로 헐뜯는 후보들 뒤에 줄을 서서 당원들에게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찍으라는 짓을 하느냐”며 이명박, 박근혜 두 경선 후보 측의 줄 세우기 경쟁을 질타했다. 여기서 끝났으면 됐을 것을 홍 의원은 한 발 더 나가 “윤건영 의원 부끄럽지 않아요?”라고 구체적으로 이름을 거론 했다.
윤건영 의원은 현재 이명박 캠프의 정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발언을 들은 청중들은 깜짝 놀랐지만 당사자인 윤 의원 측은 ‘단지 연설회장에서 나온 농담일 뿐’이라며 담담한 반응이다.
윤 의원 보좌관은 “원래 윤 의원과 홍 의원은 막역한 사이다”며 “홍 의원이 연설할 당시에 상당히 친한 사이인 윤 의원이 눈에 띄자 건넸던 농담식의 발언이었지 윤 의원을 향한 발언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과 윤 의원은 그 뒤로도 계속 친하게 지내고 있다”는 것이 보좌관의 설명이다. 홍 의원 측 관계자도 “이는 단지 눈이 마주쳐서 뱉었던 농담일 뿐”이라며 “연설회 이후 홍 의원이 직접 윤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오해하지 말아 달라’는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이날 홍 의원은 또 “3만 원, 5만 원 으로 동원된 응원단은 내가 연설할 때 자리를 뜨고 말았다“는 발언을 했다. 홍 의원은 자신의 발언과 관련, 지난 1일 보도자료를 내고 “그러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코자 농담조로 한 말”이라고 밝히고 더 이상의 발언은 피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은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측은 홍 의원의 발언을 토대로 한나라당의 금품 경선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 수사를 촉구해 뒤끝이 개운치 않은 모습이다.
김장환 기자 hw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