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불과 3%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친 민노당은 자주파(NL)와 평등파(PD)로 나뉘어 노선 갈등이 깊어지며 분당 가능성이 계속 나돌아왔다. 그런 가운데 조승수 전 의원과 김형탁 전 대변인 등 당내 강경 평등파들이 주축이 된 ‘신당파’가 지난 26일 ‘새로운 진보정당 운동’ 발족식을 갖고 신당 창당 작업을 예고하고 나선 것. 이들은 비대위를 이끌고 있는 심상정 위원장에게 “당 해산을 통한 전면적인 제2 창당”을 강력히 요구하며 압박하고 있다.
물론 분당과 재창당에 반대하는 당내 일부 인사들은 비대위를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다. 하지만 심상정 의원과 비대위 측은 결국 분당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입장이다. 심 의원과 비대위는 현재 ‘창당을 하더라도 총선 이후에 생각하자’는 신중론을 내놓고 있으나 현재로선 당 차원에서 총선 전략을 내놓기도 힘든 상황이다.
결국 분당의 기로는 오는 2월 3일 임시대의원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심상정 의원은 이날 ‘혁신안’을 내놓고 당의 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심 의원은 지난 23일 비대위 모임에서 “임시 대의원대회가 당, 나아가 진보정치의 진로를 결정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신당추진 모임의 다수는 비대위의 혁신을 원하고 있는데 그 중 일부가 선험적으로 비대위의 실패를 예단하고 다른 모색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만약 이 혁신안으로도 창당파와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민노당은 결국 분당사태를 맞이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조성아 기자 lilychic@ilyo.co.kr